제주도가 환경 보전을 위해 매입한 토지에 전지훈련 복합시설을 지으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다크투어는 24일 공동 성명을 내고 "제주도정이 공적 자금을 들여 매입한 송악산 부지를 온전히 보전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송악산 일대는 중국계 자본 신해원이 지난 2013년 약 200여억원에 매입해 '뉴오션타운' 조성 사업에 착수했다. 당시 신해원은 총 3700여억원을 투입 호텔 461실과 캠핑장, 야외 공연장, 평화대공원 역사박물관 등을 지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에 이어 환경영향평가에서 네 차례나 재심의 결정이 내려지는 등 우여곡절 끝에 제주도의회 심의에 들어갔으나, 2020년 열린 제381회 임시회 폐회를 하루 남겨놓고 상임위가 '부동의'하면서 좌초됐다.
사업자인 신해원은 제주도의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 지정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하자, 제주도는 신해원과 협의 끝에 2022년 12월 토지 매입에 합의하면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당시 제주도의 매입 가격은 신해원의 당초 매입금액보다 약 3배인 583여억원으로 책정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제주도가 토지 매입을 추진한 이유는 환경보전이 핵심이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제주도는 송악산 주변의 마라해양도립공원 변경 계획을 공고하고 3월 26일까지 도민의 의견을 받고 있다"며 "이번 변경계획은 중국자본인 신해원으로부터 매입한 뉴오션타운 사업부지를 공원자연환경지구에 포함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송악산 맞은편 셋알오름 정상에는 "고사포진지가 있고, 지하에도 진지갱도가 거미줄처럼 뻗어 있다"면서 "이 때문에 제주도의회가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부동의했고, 뒤이어 원희룡 도정이 송악선언을 통해 개발사업 중단을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환경연대는 오영훈 도정이 당시 신해원의 호텔 사업지를 공원지구에서 대부분 제외한 것과 관련 "오영훈 도정은 이곳에 전지훈련복합시설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라며 "오 도정이 추진하는 전지훈련복합시설의 핵심은 숙박시설을 짓는 것과, 여기에 더해 축구장을 지어 마을과 함께 이용하려는 계획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해원 뉴오션타운 사업부지를 매입하기 위한 막대한 비용은 오영훈 지사의 쌈짓돈도 아니며, 마을에 곁에 있다고 해서 마을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숙박시설을 짓기 위해 공원지구에서 제외한다면 ‘보전을 위한 공적매입’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며 "뉴오션타운 호텔부지를 즉시 공원지구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