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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식품전문기자의 커피이야기] ② 커피의 차가운 매력: 저온 추출 커피, 콜드 브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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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식품전문기자의 커피이야기] ② 커피의 차가운 매력: 저온 추출 커피, 콜드 브루

색다른 향미의 콜드 브루,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위생관리 필수

▲ 콜드 브루는 일반적으로 상온 또는 냉장 조건에서 12~24시간 동안 커피를 침출하여 추출하는 방식으로 긴 추출 시간 동안 커피 원두의 성분이 천천히 용해되면서 독특한 향미를 지니게 된다. ⓒ 프레시안(문상윤)

몇 년 전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콜드 브루 커피의 열풍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차가운 물로 오랜 시간 추출하는 이 독특한 방식은 기존의 뜨거운 물로 빠르게 추출하는 커피와는 다른 과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하며, 향미의 차이 또한 뚜렷하다.

산미가 적고 부드러운 단맛이 강조되는 특성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콜드 브루를 선호하고 있다.

콜드 브루 커피는 이제 새로운 커피 추출 방식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카페뿐만 아니라 RTD(Ready-To-Drink) 제품, 콜드 브루 기반 음료 및 디저트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며, 커피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콜드 브루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그리고 일반적인 커피 추출 방식과 어떤 차이를 보일까? 콜드 브루의 과학적 원리와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살펴보자.

콜드 브루는 일반적으로 상온 또는 냉장 조건에서 12~24시간 동안 커피를 침출하여 추출하는 방식이다. 뜨거운 물로 빠르게 추출하는 일반 커피와 달리, 긴 추출 시간 동안 커피 원두의 성분이 천천히 용해되면서 독특한 향미를 지니게 된다.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경우 커피의 산미와 총 페놀 함량이 높고, pH는 상대적으로 낮아 다소 강한 맛과 쓴맛이 강조된다. 반면, 콜드 브루는 낮은 온도에서 추출되므로 산도가 낮고, 떫은맛과 쓴맛이 감소하며, 단맛이 강조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뜨거운 물을 이용한 추출 과정에서는 커피의 지방산과 방향 성분이 더 쉽게 용출되지만, 콜드 브루 방식에서는 이러한 성분이 상대적으로 덜 용해되어 더욱 깨끗한 맛과 부드러운 질감을 제공한다.

뜨거운 물을 이용한 커피 추출은 빠르게 커피 성분을 용해하는 방식이다. 에스프레소의 경우 90~95°C의 물을 높은 압력으로 가하여 단시간(20~30초) 안에 추출하며, 드립 커피 역시 3~5분 안에 커피의 주요 성분이 추출된다.

이러한 방식은 커피의 강한 향미를 빠르게 끌어내지만, 동시에 산미와 쓴맛이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콜드 브루는 장시간에 걸쳐 저온에서 천천히 추출되기 때문에 커피의 성분 용출 속도가 다르다. 이는 특정 방향 화합물이 강하게 형성되지 않아 강한 향과 산미가 줄어들고, 보다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강조되는 특징을 만든다.

카페인 함량도 추출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나 드립 커피는 짧은 시간 동안 높은 온도에서 카페인을 빠르게 추출하는 반면, 콜드 브루는 시간이 길지만 온도가 낮아 카페인 용출 속도가 다르다.

2020년 Journal of Food Science에 발표된 Chemical Differences between Hot and Cold Brew Coffee 연구에 따르면, 동일한 원두를 사용하더라도 추출 방식에 따라 카페인 함량이 10~30%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콜드 브루 커피는 산미가 낮고, 단맛과 바디감이 강조되는 특징을 지닌다. 특히, 과일향보다는 초콜릿, 견과류, 캐러멜 같은 고소하고 부드러운 향미가 더 두드러진다.

이는 뜨거운 물로 빠르게 추출할 때 형성되는 일부 휘발성 화합물이 콜드 브루에서는 덜 추출되기 때문이다.

콜드 브루 커피의 향미를 연구한 2021년 Food Chemistry에서 발표한 Comparative Analysis of Volatile Compounds in Hot and Cold Brew Coffee Prepared from Arabica Coffee Beans 논문에서도 콜드 브루는 전반적으로 신맛이 덜하며, 과일향보다는 견과류 계열의 맛이 더욱 도드라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더욱 친숙하고 부드러운 커피 경험을 제공하는 이유 중 하나다.

콜드 브루 커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RTD(Ready-To-Drink) 콜드 브루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2023년 Fortune Business Insight의 자료를 보면 2023년 글로벌 콜드 브루 시장 규모는 약 13억 달러에 달했으며, 2028년까지 연평균 2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캔이나 병 형태로 바로 마실 수 있는 콜드 브루 제품이 증가하고 있으며, 카페에서도 콜드 브루 베리에이션 음료(콜드 브루 라떼, 콜드 브루 토닉 등)가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콜드 브루 농축액을 활용한 다양한 응용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콜드 브루를 기반으로 한 맥주, 칵테일, 디저트 등이 출시되며, 콜드 브루가 단순한 커피 메뉴를 넘어선 새로운 커피 추출 음료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저산 커피(Low-Acid Coffee)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도 콜드 브루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다.

2019년 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Impact of Brewing Temperature and Time on Physicochemical and Sensory Properties of Cold Brew Coffee 연구에서는 콜드 브루 커피의 pH는 뜨거운 커피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위산 역류 등 산도가 신경 쓰이는 소비자들에게 적합하다는 분석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콜드 브루 커피는 부드러운 맛과 낮은 산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위생 관리가 소홀할 경우 예상치 못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미생물 오염 가능성이다. 콜드 브루는 장시간 저온에서 추출되기 때문에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일반 커피처럼 순간적으로 살균되는 과정이 없다.

이로 인해 위생 관리가 미흡한 환경에서 제조될 경우 대장균, 리스테리아 같은 유해균이 증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보관 온도가 적절하지 않거나 위생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생산된 콜드 브루에서 미생물이 검출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한, 공기 중 오염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콜드 브루는 개방된 환경에서 장시간 추출되는데, 이 과정에서 미세먼지나 곰팡이 포자가 커피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밀폐되지 않은 용기에 장시간 보관되거나 위생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곳에서 제조된 경우, 미생물 증식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려면 위생적인 환경에서 제조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제조 후에는 반드시 밀폐된 용기에 담아 냉장 상태에서 보관하고, 3일 이내에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콜드 브루 커피는 올바른 보관과 위생 관리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그 매력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커피다.

콜드 브루 커피는 단순히 차가운 커피가 아니다. 긴 추출 시간과 낮은 온도에서 이루어지는 독특한 과학적 원리, 그리고 산미가 적고 부드러우며 단맛이 강조되는 향미 특성이 결합된 커피 추출의 새로운 장르다.

콜드 브루는 카페에서만 즐길 수 있는 메뉴가 아니라, RTD 제품과 다양한 베리에이션 음료, 디저트 등으로 확장되며 커피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콜드 브루의 매력은 기존의 뜨거운 커피와 차별화된 부드러운 맛과 부담 없는 향미, 그리고 산업적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다음번 커피를 선택할 때, 익숙한 뜨거운 커피 대신 콜드 브루의 신세계를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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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세종충청취재본부 문상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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