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KBS)에서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보수 성향의 시사평론가 고성국 씨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를 옹호해 논란이 되고 있다. KBS 구성원들은 "내란 동조 세력 고성국의 하차"를 요구하고 나섰다.
고 씨는 지난 9일 오후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지금 종북 주사파들이 윤 대통령에게 내란 수괴라는 누명을 덮어씌워서 우리 자유우파를 완전히 궤멸시키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윤 대통령을 내란 수괴로 몰고 윤 태동령의 통치권 발동에 따라 움직인 국방 관계자나 군 관계자들을 전부 내란범으로 수사를 하겠다고 으르렁거리고 있다.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 당 대표) 한동훈이는 그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동을 위법·위헌적인 발동이다', 이렇게 규정해 버렸다. 헌법을 위배한 계엄령 발동이었다는 것"이라며 "아무리 다시 들여다 봐도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하고, 국회의 해산 결의가 있고, 그 해산 결의를 수용해서 비상계엄을 해제한 그 6시간의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법률을 위반한 것도 없고 헌법을 위반한 것은 더구나 없다"고 주장했다.
고 씨는 이어진 고영주 자유민주당 대표와의 대담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토요일(7일) 대통령 탄핵에 실패한 후에 어제부터(8일) 윤 대통령을 내란죄로 프레임을 덮어씌어서, 누명을 씌워서 '내란 몰이' '탄핵 몰이'를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고 대표 역시 "내란죄라는 것은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는 게 내란죄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이 국헌을 문란하는 게 아니라 국권을 수호하려고 비상계엄령을 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무슨 폭동을 하나. 그건 말이 안 되는 얘기고 억지"라고 호응했다.
공안 검사 출신인 고 대표는 이에 그치지 않고 5.18 광주 학살의 주범인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까지 했다. 그는 "과거의 5.18 때 전두환 전 대통령(이) 뭐 이렇게 한 것이(광주 학살이) 내란죄로 된, 어거지로 내란죄로 하는 바람에 (야권 정치인들이) 재미를 붙여 가지고 또 그러는 모양인데, 죄형법정주의로 보면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은) 전혀 내란죄 여부는(와) 상관이 없다"며 "대통령이 무슨 폭동을 일으키는가 그건 뭐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우겼다.
고 씨는 이에 대해 "제대로 된 검사가 정상적인 수사를 하면 내란죄 적용 자체가 안 된다(라는 말인 것인가)"라며 윤 대통령의 내란죄 혐의는 누명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고 대표는 특히 윤 대통령 등에 대한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수사기관의 수사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이것은 수사를 할 필요도 없이, 고소장이나 고발장 자체만으로 죄가 안 되는 게 분명하기 때문에 '각하한다'고 이래야지. 이걸 가지고 핑계 김에 대통령을 조사한다고 나오면 안 된다"며 "대통령을 긴급체포하느니 뭐니 저런 소리를 해대는데, 하여튼 뭐 저건 지금 당장 목을 날려야 한다"고 말했다.
고 씨와 고 대표는 "진짜 내란 세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세력"이라고 했다. 고 대표는 민주당이 정부의 2025년도 예산안을 대폭 삭감한 것을 두고 "국가 기능을 마비시키겠다는 것"이라며 "'내란 예비 음모' 이런 것으로 사법 처리했어야 했다. 이재명 세력을, 민주당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949년 6월 제헌국회 당시 현역 의원 10여 명이 첩보공작 혐의로 체포된 '국회 프락치 사건'을 언급하며 "지금은 (내란 세력이) 190 몇 명이나 있다"고 덧붙였다.
고 씨의 계엄 선포 옹호 발언에 KBS 구성원들은 "내란 동조 세력 고성국의 하차"를 요구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9일 성명을 내고 "결국 고성국이 고성국했다. 계엄군을 앞세워 국회를 짓밟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파탄내려 한 내란 수괴 윤석열을 고성국이 편들고 나섰다"며 "그런 고성국을 시사 라디오 진행자로 앉힌 KBS까지 국민으로부터 지탄 받고 있다"고 전했다.
KBS 본부는 "공영방송의 시사 라디오를 진행자가 아무리 개인방송이라지만,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하면서 권력 비호를 할 수 있는가"라며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한 인물이 어떻게 공영방송의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한단 말인가"라고 성토했다.
이어 "고성국에게 라디오 진행을 맡긴 것은 '낙하산' 박민 체제가 KBS에 싸놓은 거대한 똥덩어리"라며 "지금이라도 고성국을 진행자에서 하차시켜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씨는 지난 5월 KBS 1라디오 <전격시사> 진행자로 발탁됐을 때부터 편향적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KBS는 "정치 현안에 대해 날카롭고 깊이 있는 분석을 해왔다"며 "현재 구독자 100만 명이 넘는 시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등 인지도와 화제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소개했다.
SNS에는 계엄 사태 이전부터 고 씨에 대한 하차 요구가 잇달았다. 한 엑스(X) 이용자는 "'고성국TV' 하루도 빠짐없이 저주에 가까운 방송 하는데 개인 방송은 그렇다 치더라도, 편파에 찌든 MC가 KBS 공중파 방송 맡아도 되는 건가 언제까지?"라며 "용산의 사랑으로 모든 게 극복되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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