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명령이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국회는 윤석열 탄핵안 즉각 처리하라", "국민의힘은 윤석열 탄핵에 동참하라", "시민의 힘으로 민주주의 지켜내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촛불을 든 시민들이 국회 앞에 모여 윤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시민들은 국회에 신속히 탄핵안을 의결해 대통령이 더 이상 횡포를 부리지 못하도록 막으라고 명령하는 동시에 1차 비상계엄과 같이 국회를 마비시키려는 윤 대통령의 시도를 함께 지켜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들이 모인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지난 3일 있었던 비상계엄 사태를 '12·3 내란'이라고 부르며 "내란 주범 윤석열은 당장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오후 7시30분 기준 5만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 2만50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국회 앞 도로를 뒤덮었으며, 퇴근 후 합류하는 시민들로 인파가 계속해서 불어났다. 시민들은 경찰과 주최 측 안내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이동했으며, 시민들과 경찰 간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오는 7일 오후 5시로 예정된 국회 탄핵소추안을 앞두고 여전히 국군통수권을 갖고 있는 윤 대통령이 또다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민들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빠져 있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쿠데타의 주범인 내란수괴가 아직도 계엄발동권을 가진 국군통수권자로 건재하게 대통령 자리에 앉아 있다"며 "군은 여전히 윤석열 지휘하에 놓여 있고 박완수 육군참모총장은 그대로 자리에 있다. 윤석열을 탄핵하지 않는다면 2차, 3차, 4차 계엄의 위기는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현장에 찾아온 시민들은 2차 비상계엄 선포로 또다시 계엄군이 국회 표결을 막으려 할 때에 국회를 지키는 데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같은 날 학교에서 열린 시국선언에 참여한 뒤 국회 앞 집회까지 참여한 대학생 장모 씨(19)는 "국회 앞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가 윤석열이 또 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를 뚫고 들어가려고 하면 막아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자리에 왔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여성, 성소수자, 조리노동자, 학생, 해병대 등 각자의 배경에 따라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해병대 출신 박승하 씨는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입대한 청년을 그릇된 명령으로 죽게 만든 자들이 알량한 권력을 지키겠다고 국민들에게 총칼을 들이대는 모습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꾸짖었다.
박형대 청년성소수자문화연대 활동가는 "실명을 밝히고 발언하는 모습을 지인이나 가족, 직장동료들이 보면 어쩌나 너무 불안하지만 윤석열이 계속 집권함으로써 예상되는 모습이 천 배, 만 배 무서워 이 자리에 섰다. 성소수자 차별도 윤석열도 없는 사회로 (나아갈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역설했다.
시민들은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내세운 국민의힘을 비판하며 다음날 있을 표결에 찬성표를 던질 것을 촉구했다.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국민의 73% 이상이 윤석열을 탄핵하라고 한다. 윤석열 탄핵은 국민의 명령"이라며 "국민의힘도 탄핵에 동참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국민의힘도 내란 공범이 된다는 것을 국민의 이름으로 엄중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7일 퇴진운동본부는 오후 3시부터 국회 앞에서 약 20만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촛불행동'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3000명 규모의 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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