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우원식 국회의장과 통화를 통해 한국이 민주적이고 평화적으로 현 상황을 타개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미국측이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연기하고 미 대사가 우 의장과 통화를 가졌다는 점에서, 한국 국회를 통해 민주적 절차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현 상황을 해결하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4일 박태서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통화가 8분 남짓, 10시 45분부터 53분 정도까지 이뤄졌다"며 "오늘 통화는 오전 9시 40분쯤에 주한 미 대사관 측에서 우원식 의장과 통화를 희망한다는 메시지가 왔고, 의장실 차원에서 흔쾌히 응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서 성사됐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우 의장은 어제 여러 가지 일들을 겪었는데 미국 정부의 신속하고 올바른 판단에 사의를 표했다"며 "어제 상황이 워낙 급박했고 갑작스러웠는데 국회가 차분하게 대응했고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를 의결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수석은 "우 의장은 현재 우리의 정치적 상황이 한반도 안보의 위기를 초래해서는 안된다. 각별한 관심과 협력을 요청드린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 의장은 대한민국 국회는 최선을 다해 현재의 혼란을 안정시켜 나갈 것이다. 특히 국회는 현 상황과 관련한 국민 우려가 충분히 해소될 때까지 비상한 대응을 유지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량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에 대해 "우 의장과 통화를 하겠다고 연락한 이유는 한국의 민주적 절차와 한국에 대한 굳건한 지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라며 "동시에 미국은 한국 국민과 한국의 대표들(국회의원 등 정치권)이 역동적으로 민주주의를 통해 평화적이고 민주적으로 현 상황을 타개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관련해서 골드버그 대사는 지난 저녁 이후,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이러한 우리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 의장은 국회가 현 상황에 대한 혼란을 최소화시키면서 빠른 시간 안에 안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 국방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각) 한미 양국이 오는 4~5일 워싱턴DC에서 개최하기로 예정했던 제4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및 제1차 NCG 도상연습(TTX)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연기 사유를 언급하진 않았으나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및 해제 등 한국의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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