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방문 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현지에서 20대 대한민국 청년들을 잇달아 만나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3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 30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공대를 찾아 한국 유학생과 오찬 간담회를 했다. 앞서 전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선 해외취업에 도전하는 경기 대학생들을 만나 격려했다.
김 지사가 찾은 에인트호번 공대는 델프트공대, 트벤테 공대와 함께 네덜란드 3대 공대로 꼽힌다. 이 대학 출신들이 ASML 등 세계적 기업으로 진출해 활약하고 있다.
에인트호번 공대 간담회에는 최예린 한인학생회장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데이터사이언스, 반도체소자, 심리과학도에서부터 컴퓨터공학, 응용수학, 화학공학 등의 다양한 학문을 전공하는 유학생들이 자리했다.
김 지사는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다들 눈이 초롱초롱한데, 여러분들의 전공을 들으니 하고 싶은 일을 찾은 것 같다. 자기개발과 자기성숙을 위해 힘쓰시라”고 응원했다. 그러면서 “더 얘기하면 ‘꼰대’라고 할 것 같다”고 인사말을 마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김 지사는 학생들과 샌드위치, 콜라로 점심을 함께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김 지사 역시 유학생 출신인 걸 알게 되자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김 지사는 공무원 시절 미국 미시간대에 유학하면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간담회는 김 지사의 위트 섞인 발언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어졌다.
김 지사는 “집안이 어려워 상고를 다니다 17살에 직장(은행)에 들어가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야간대를 다녔다. 운이 좋아 고시에 합격해 공무원을 했는데 (근무처인) 기재부에 ‘나와 같은 사람은 나밖에’ (상고, 야간대 출신) 없더라”면서 유학 경험담을 소개했다.
한 학생은 “유학할 때 영어에 어려움이 없었느냐”고 묻자 김 지사는 “죽는 줄 알았다”고 답해 또 한번 웃음이 터졌다.
김 지사는 “처음에는 어려웠으나, 햄버거 가게 종업원들이 다 내 영어 스승이었다. 몇 마디라도 더할까 애를 썼고, 아무튼 자꾸 부딪쳤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 지사는 “여러분들에게 ‘열심히 하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면서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이보다 앞서 김 지사는 현지시간 29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센터에서 열린 ‘세계한인경제인대회’ 전시회 참관 전에 경기도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경기청년 해외 취창업 기회 확충사업’에 선발된 학생들이다. 도는 도내 청년(19~39세)을 대상으로, 12개국(미국, 일본, 오스트리아, 호주, 대만, 싱가포르, 인도,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에서 한 달간 해외기업 현장체험을 하며 진로탐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김 지사가 만난 학생들은 박세림(가천대 바이오나노학과) 신예지(아주대 디지털미디어학과) 장진주(용인대 AI학부) 서하늘(한국외대 국제학과) 이재연(동국대 경영정보학과)씨 등이다.
현지에서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 박건영 영산그룹 이사와 김승 MimoMimo(미모미모) 대표도 간담회에 함깨했다. 5명의 학생들이 방문했던 기업들이다.
비엔나에서 경기도 대학생들을 만난 김 지사는 먼저 “와 보니 어떠냐”고 물었고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너무 좋다”면서 “이렇게 먼 곳까지 와서 도지사님 뵈니까 너무 신기하다”는 말도 나왔다.
한 학생은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서 취업하기를 원하고 있어 이번 기회가 정말 소중하다”고 했다. 또 다른 학생도 “이런 프로그램이 아니면 저희가 쉽게 현지 기업 방문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박건영 영산그룹 이사도 “저희도 한국 청년들을 많이 필요로 한다.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말했습니다. 화장품기업 MimoMimo 김승 대표도 “여기서 학생들을 만나고 제 사업도 소개할 수 있어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고 맞장구쳤다.
김 지사는 “(학생들이) 너무 듬직하다. 어제 오스트리아 노동경제부장관을 만났는데, 경기도하고 협력관계를 반도체, 화장품, 바이오약품, 신재생, 자동차 등 최소 5개를 같이하기로 했고 비즈니스 포럼도 경기도랑 같이하기로 약속을 해서 아마 더 좋은 기회가 많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끝으로 “짜여진 틀이나 주위에서 권하는 것을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고 착각하지 말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으라. 처음에는 찾기가 좀 쉽지가 않다. 그러나 찾아야 한다”면서 “여러분들 표정 보니까 다들 밝고 좋다. 여러분들한테 대한민국의 희망이 있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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