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와 시의회가 동시에 국외 출장을 진행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여수시에 따르면 정기명 시장을 비롯한 섬 박람회지원단 직원 등 5명이 전날 중국 출장길에 올랐다.
정 시장 등 일행 5명은 3박 4일간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를 방문,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를 홍보하고 섬박람회 참석을 독려할 예정이다.
웨이하이시 초청으로 이뤄지는 방문에서 정 시장과 수행비서 2명은 왕복 항공료 및 체재비를 중국 측으로부터 지원받는다. 동행 직원 3명은 여수시 예산이 투입된다.
이보다 하루 앞서 지난 23일 여수시의회 역시 기획행정위원회와 시의원 연구단체(백리섬섬길 제1호 관광도로 지정연구회)가 23일 각각 동유럽 3국과 인도네시아 발리행 비행기를 탔다. 오는 29일에는 환경복지위원회와 해양도시건설위원회가 각각 북유럽과 이탈리아로 국외출장에 나선다.
10월말과 11월 초에 걸쳐 진행되는 시의회 국외 출장에는 시의원과 사무국 직원 등 총 45명이 함께하며 출장 기간은 동남아시아 6박 8일, 유럽 3개 지역은 7박 9일이다. 총 연수경비는 1억 9955만 원이다.
시의회의 국외 공무출장은 대부분 유명 관광지 위주로 짜여져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 향후 연수결과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 시장 일행의 출장은 여수시의회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은 액수이고, 공식 초청을 받아 진행됐다는 점이 다르다.
하지만 경기 불황으로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여수시의회에 이어 시장까지 한꺼번에 국외 공무출장을 나가며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실제 여수시는 올해 지역산업의 중추인 석유화학 업황 불황으로 지난해에 비해 1200억 원에 이르는 지방세 수입이 감소했고, 정부 교부금은 600억 원이 줄어들었다. 반면 여수섬박람회 준비 등으로 인해 쓸 돈은 많은 상태다.
이로 인해 여수시는 당장 현안 사업을 중단하거나 취소하지는 않았지만 인건비 동결, 경상경비 및 보조사업비 등을 축소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중이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여수시와 시의회 안팎에서는 "수천억 세수가 줄어들 정도로 지역경제가 어려운데 집행부와 시의회가 한꺼번에 해외에 나가면 시민들이 좋게 보겠는냐"며 "시의회가 다녀오는 곳은 모두가 다 아는 유명 관광지 일색이란 점에서 더욱 실망감이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 시장을 향한 불만의 소리도 나온다. 임기 초반 적절치 않은 여름휴가와 함께 '섬 지역 기초단체장협의회' 일정을 부시장에게 맡기는 모습 등을 여러 번 보여줬기 때문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시의회 해외연수 기간과 겹치는 문제를 두고 고민이 많았다"면서 "웨이하이시의 간곡한 요청과 섬박람회에 대한 관광객 유치 등을 고려해 출장을 결정했고, 주말을 포함해 방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용진 여수시의회 운영위원장은 "지역사회 등 국외연수 심의위를 거쳐 예산 범위 안에서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됐다"며 "해외사례를 살펴보고 벤치마킹, 정책 제안·발굴 등을 통해 의회에 접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