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동향과 관련해 현재까지 약 3000여 명의 북한군이 러시아로 파견된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오는 12월까지 총 1만여 명 규모의 파병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23일 오후 국회에서 개최된 북한군 러시아 파견 동향 관련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같이 전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과 러시아는 최근 북·러 간 군사동맹 신조약 제4조를 체결한 이후부터 파병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해당 조항은 북러 중 '한 쪽이 침공받을 시 지체없이 군사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국은 러시아 국방장관을 역임했던 쇼이구 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부터 본격적인 파병 논의 절차를 개시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 파병 부대는 북한 내 최정예로 꼽히는 특수전 부대 '폭풍군단'을 주력으로 한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국정원은 현재 북한군의 전선 투입 여부에 대해서는 "전투병력이 전투현장에 파병돼 있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앞선 국정원 발표대로 "지난 8월 초 북한의 미사일 개발 총책인 김정식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 러·우 전선에서 현지 지도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현재 북한 병력은 9월과 10월 양월에 걸쳐 두 차례 북한 내에서 훈련하는 모습이 국정원에 포착됐고, 현재는 러시아 내 다수 훈련 시설에서 분산돼 현지 적응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파병 규모는 지난 18일 국정원 발표에서 1500여 명이 더 파견된 것으로 확인돼, 이제까지 러시아로 이동한 북한군의 총 규모는 3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국정원은 판단하고 있다. 국정원은 "실제로 더 파견됐을 수 있고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략적으로 그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군 파병의 전체 규모는 총 1만여 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전체 파병 규모가 달성되는 시기는 12월경으로 예상된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이날 북한과 러시아의 파병 이후 내부 동향에 대해서도 보고했다. 국정원 분석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파병 관련 사실을 내부에 알리지 않고 있지만, 파병 개시 이후 북 주민들 사이에선 '폭풍군단이 러시아에 파견됐다'는 소문이 유포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나아가 주민들 사이에선 "선발 군인들의 가족들이 크게 오열해 얼굴이 많이 상했다"는 등의 말까지 회자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은 "철저한 입 단속과 함께 파병 군인 가족을 보다 효과적으로 통제·관리하기 위해 이들을 모처로 집단 이주, 격리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러시아의 경우, 러시아군이 한국어 통역 자원을 대규모로 선발하고 있다는 동향이 확인되고 있으며 북한군에게 군사장비 사용법을 비롯해 무인기 조종 등 특수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군 군사훈련에 참여한 러시아 교관은 "북한군이 체력과 사기는 우수하나 드론 공격 등 현대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평가해 "(북한군이) 전선에 투입될 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보위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서 국정원은 '북한군이 격전지에 배치됐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한다고 했다. 북한의 파병 대가로는 파병에 상응하는 경제적인 대가가 따를 것이라 예상하고 있지만, 그 구체적인 규모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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