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이라 불리던 전남지역의 선거에서 민주당이 진땀승을 거뒀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10·16 재·보궐 선거 개표 결과 영광군수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장세일 후보 41.08%(1만2951표), 진보당 이석하 후보 30.72%(9683표),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 26.56%(8373표), 무소속 오기원 후보 1.62%(512표)를 기록했다.
곡성군수는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조상래 후보 55.26%(8706표), 조국혁신당 박웅두 후보 35.85%(5648표), 무소속 이성로 후보 5.39%(850표), 국민의힘 최봉의 후보 3.48%(549표)로 나타났다.
그간 민주당은 각종 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율로 독주를 이어왔다.
하지만 신생 정당인 조국혁신당이 올해 4월 실시된 총선에서 광주·전남에서 민주당보다 앞선 비례정당 득표율을 올리며 본격 경쟁체제를 예고했다.
총선 6개월 뒤 치러진 이번 재보궐선거에서는 이 같이 예상이 현실이 됐다.
특히 이번 영광군수 재선거는 선거운동 기간 민주당 후보가 조국혁신당이나 진보당 후보에게 뒤지는 여론조사들도 발표되면서 민주당을 긴장케 했다.
전과 등 각종 흠집이 많은 후보를 공천한 민주당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지역 민심이 타 당 후보 지지로 옮겨가면서 이변이 일어날 것이란 예측도 쏟아졌다.
위기 의식을 느낀 민주당은 이재명 당 대표가 수차례 영광을 찾고 유력 정치인들이 대거 지원유세에 나서면서 총력전을 펼친 결과 힘겹게 10%p 차이의 승리를 따냈다.
민주당은 곡성군수 선거에서는 조상래 후보를 공천하며 무난한 승리를 기대했으나 과반을 조금 웃도는 승리를 거두는데 만족해야 했다.
조상래 후보는 지난 곡성군수 선거에서 민주평화당과 무소속으로 2차례 도전해 각각 31.43%와 46.40%의 득표율을 올려 이미 경쟁력이 검증된 후보였다.
민주당은 조 후보를 공천하기 위해 경선 방식을 100% 일반 주민 여론조사 경선으로 변경했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그를 낙점했지만, 만만한 싸움은 아니였다.
결국 이번 10·16 재보궐선거는 광주·전남이 더 이상 민주당의 텃밭이 아니라는 걸 재확인시켜줬다.
지역민들은 민주당에 대해 그동안은 당내 경선에서 현역들을 탈락시키는 것으로 심판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본선에서 민주당에 패배를 안겨줄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를 통해 광주·전남은 민주당의 일당 독재가 아닌 다자구도를 공식화했다"며 "민주당에는 채찍질을, 타 당과 후보들에게는 당선 기회의 여지를 남겨둔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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