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아버지 소설가 한승원씨(85)는 딸의 수상 소식에 "처음엔 가짜뉴스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부친이자 소설가인 한승원씨는 11일 자신의 집필실인 전남 장흥군 안양면 '해산 토굴' 앞 정자에서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소감을 밝혔다.
한승원 작가는 "수상 소식에 갑작스러웠다"며 "노벨문학상 발표를 깜빡 잊고 잠을 자려고 했다가 전화로 소식을 들었는데 처음엔 가짜뉴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벨문학상 수상이 코로나19로 한 해 쉬고 그다음 해에 한 번에 2명을 발표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때 수상자 나이를 고려하면 딸은 4년 뒤에나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벨문학상은 최근 발표된 작품에만 관심을 두는 게 아니라 작가 인생에 발표한 작품을 총체적으로 관조해서 결론을 내기에 우리 딸은 아직 차례가 오지 않았다고 봤다"고 말했다.
노벨문학상 수상 쾌거에 아버지가 기자회견에 응했지만 정작 주인공인 한강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 작가는 "노벨문학상 발표 후 딸과 통화를 하는데 끝없이 오는 전화에 고심하더라"며 "당초 기자회견을 하려 했지만 오늘 아침에 이야기해보니 생각이 바뀌었더라"고 전했다.
그는 "그새 한국 안에 사는 작가가 아닌 글로벌 감각에 따른 생각으로 바뀌었다"며 "세계 각지에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사망자가 속출하는데 무슨 잔치를 하고 기자회견을 하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한강은 수상자로 선정된 후 노벨위원회와 진행한 전화 인터뷰에서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마치고 소식을 들었다"며 "정말 놀랐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과 차를 마시면서 조용히 축하할 것"이라고 했다.
김성 장흥 군수는 11일 오전 전남 장흥군 안양면에서 한승원 작가의 딸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기자회견장에 참석해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부녀 작가의 기념관, 한승원·한강 작가의 기념관을 건립해 고장을 드높이는 계기로 삼고 싶다"고 밝혔다.
또 "문학의 고장인 장흥이 이러한 맥을 잘 살린다면 문학 고장으로서 품격이 높아지고 융성하는 계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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