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적으로 초등학생 형제를 폭행한 계모와 이를 방치 또는 함께 학대한 친부가 제기한 항소가 법원에서 기각됐다.
수원지법 형사항소5-1부(부장판사 김행순 이종록 홍득관)는 25일 아동복지법위반(상습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계모 A(40대)씨와 친부 B(40대)씨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고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앞선 원심은 피고인의 유·불리한 정상을 모두 종합해 형을 정했다"며 "나이가 어린 피해 아동들이 장기간 학대로 인해 씻어내기 어려운 크나큰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당심에서 피고인들이 반성하며 피해 아동들의 장래를 위해 뒷바라지하겠다는 사정은 원심을 감형할 만한 의미 있는 양형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기각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이 선처 탄원서를 제출한 사정은 있지만, 당심의 양형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은 앞선 학대 과정에서 A씨에 대한 두려움을 여전히 가지고 있고 대면하는 것도 꺼리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탄원서 제출은 아동들의 자발적 의사보다 이들을 보살피고 있는 친할머니의 뜻을 존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A씨는 2021년 5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경기도의 주거지에서 초등학생 형제 C군과 D군을 23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하고 방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아이들이 자신의 생일 선물로 꽃바구니를 사 오자 "어린 애가 돈을 함부로 쓴다"며 쇠자로 손바닥을 수차례 때리거나 "밥 먹을 자격도 없다"면서 집에서 밥을 먹지 못하게 하고, 주먹으로 아이들 얼굴을 때린 뒤 폭행으로 인해 멍이 크게 들면 학교를 보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22년 12월 24일에는 "더 이상 키우기 힘들다"며 두 자녀를 집에서 쫓아내기도 했다.
친부 B씨는 A씨의 범행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하고 함께 때리는 등 9차례에 걸쳐 아동들을 상습으로 학대하고 방임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의 범행은 집에서 쫓겨난 아이들의 연락을 받은 친척들이 112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아동을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부모가 기본적인 의식주 조차 해결해 주지 않고 훈육을 빙자해 과도한 폭력을 행사했다"며 "피고인들은 스스로 방어 능력이 없어 부모를 절대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는 어린 자녀를 학대하고 이를 피해 아동 문제 행동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있다"고 판시하며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4년과 3년을 선고했지만, A씨 등과 검찰은 모두 양형 부당을 주장하며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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