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부산에서 의식 장애와 경련을 겪은 30대 여성이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로 치료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해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4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소방당국의 '심정지 환자 이송 지연 관련 동향 보고'에 따르면 추석 당일인 지난 17일 새벽 2시 15분쯤 부산 영도구 동삼동에서 30대 여성 A 씨가 집에서 경련을 호소하며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는 환자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레벨 1단계로 분류하고 A 씨를 이송할 병원을 수색했다. 하지만 삼육병원, 동아대병원 등 10곳이 신경과 진료는 불가능 하다며 환자를 수용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그 사이 A 씨는 구급차에서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CPR을 받으며 급한 대로 현장에서 6분 거리인 해동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A 씨는 자발 순환으로 잠깐 의식이 돌아왔지만 해당 병원이 치료 가능한 의료 기기가 부족해 상급 병원 이송을 요청했다.
병원 수배는 이뤄지지 않았고, 이후 구급대원들이 92곳의 병원 전문 진료를 요청했지만 의료진 부족과 중환자가 과다하다는 이유로 권역에서 해결하라는 답변을 받았다. 결국 A 씨는 대기 과정에서 3차례나 추가로 심정지 상황을 겪으며 이날 오전 6시 25분에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이번 사건이 신경과 의료진 등의 배후 자원이 부족해 벌어진 일이라며 지자체와 공동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조규율 부산시 보건위생과장은 "현재 인력을 투입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당시 병원 운영 상황 등에 대한 추가적인 세부사항은 파악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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