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논란에 휩싸인 경남 진주시 진주대첩 역사공원 내부지원시설 설계를 맡은 승효상 건축가는 20일 경남 진주시 경상국립대 100주년기념관에서 '건축과 기억'을 주제로 특강에서 "세월이 지나면 많은 사람의 선의가 덧대어져 건축이 아닌 장소로 변할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승 건축가는 "건축을 시작한 지 50년으로 매우 많은 건축물을 설계하고 만들었다"며 "최근 여기서 벌어진 여러 소식을 전해 들었는데 평생 살면서 내가 설계한 건축물이 흉물이라는 소리는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의 건축은 형체를 갖추지 않으려 노력하며 마치 거기에 있었듯 풍경처럼 조경처럼 하려고 한다"며 "진주대첩 역사공원 내부지원시설은 '일어나는 땅'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해 이것이 우리의 의병 정신을 기억하게끔 했다"고 덧붙였다.
또 "내부지원시설이 들어서면 그곳에서 역사공원 전체를 관찰하며 쉴 수 있는 인프라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승 건축가는 "불의에 대항하는 것은 인공적 건축물이 아닌 우리의 기억"이라며 "인공 건축물이 중요한 게 아니라 거기 살았던 같이 있었던 논쟁했던 사랑했던 기억이 중요하며 그것이 우리를 존재하게 한다"고 전했다.
A 언론사 기자는 "내부지원시설 스탠드는 진주성을 침략하는 일본군 울타리를 형상화한 것 아니냐"고 질문 했다.
승 건축가는 "땅속에 파묻힌 역사적 진실이 드러난다는 의도로 설계했지 어떻게 감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느냐"고 답했다.
진주 본성동 촉석루 인근에 조성되는 진주대첩 역사공원은 연면적 781제곱미터에 149면의 주차장을 갖춘 지하층과 공원·역사 시설이 들어설 지상층으로 구성된다.
총사업비 940억 원을 들여 2022년 2월 공사에 들어갔으며 이달 말 준공 예정이다.
준공을 앞두고 지역 시민단체가 내부지원시설이 주변 촉석문과 성곽을 가려 경관을 훼손하는 등 흉물이라며 철거를 요구해 논란에 휩싸였다.
시는 진주대첩 승리를 형상화한 건축물이라며 촉석문과 성곽을 가리지 않는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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