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폭행당한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동거녀의 몸에 불을 붙인 30대 남성이 법원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손승범)는 16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36)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출소 후 보호관찰 5년과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의 음주 및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접근금지 등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연인 관계인 피해자가 112에 신고하자 머리와 몸에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여 온몸에 번지게 했다"며 "범행 경위나 상해 정도를 보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선고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이미 (피해자에 대한) 특수상해 범행으로 임시조치 결정을 받은 상황에서 이번 범행을 저질러 죄책이 무겁다"며 "특히 피해자가 극심한 신체·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가족까지 (피고인의) 보복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음에도 불구, 피고인은 자신의 살인미수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용서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10월 인천시 강화군 자택에서 동거녀 B(30대)씨의 머리카락과 몸에 인화성 물질을 뿌린 뒤 불을 붙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B씨가 자신에게 폭행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하자 화가 나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의 범행으로 B씨는 얼굴과 몸에 3도 화상을 입고 전치 12주의 병원 진단을 받아 입원치료를 받았다.
A씨는 지난해 9월에도 회사 동료들과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B씨에게 휴대전화를 던져 다치게 해 피해자 주변 접근을 금지하는 임시조치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진행된 재판과정에서 A씨 측은 "피해자의 신체에 불을 붙여 화상을 입게 한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며 "당시 B씨와 다투던 중 B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우발적으로 겁을 주기 위해 범행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6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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