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시민사회 단체가 8.15 광복절에 '기미가요'가 나오는 공연과 뒤집힌 태극기를 방송한 한국방송공사(KBS)를 향해 "'땡윤 방송'·'친일 방송'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하며 박민 KBS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 92개 시민·사회·노동·언론 단체가 모인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방송 KBS의 추락을 도저히 두 눈 뜨고 보기 힘들다. 낙하산 박민 사장 취임 이후 KBS는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용산에 정성을 다하는 방송'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동행동은 KBS가 박민 사장 체제에서 '땡윤 방송'도 모자라 '극우·친일 방송'까지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땡윤 방송' '땡윤 뉴스'는 군사독재 시절 저녁 9시 '땡' 소리와 함께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정을 전하는 뉴스가 시작됐다는 뜻의 '땡전뉴스'에서 따온 것으로, KBS가 박민 사장 취임 이후 정권 친화적인 방송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난의 표현이다.
공동행동은 "박민 사장은 취임 이튿날 용산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더니 자신을 내리꽂아 준 윤석 대통령에게 충성했다. (지난 2월) 대통령 대담을 한답시고 '명품백'을 조그마한 '파우치'로 치부하더니 (지난 3월) 총선 기간에도 선거개입이랄 수 있는 대통령의 공약 발표를 받아쓰기했다"면서 "'채 해병 사망 사건'이나 '김건희 특검법'처럼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사안은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땡윤 방송'을 만들던 낙하산 박민 사장은 이제 KBS를 '극우·친일 방송'으로까지 만들고 있다"며 KBS가 광복절 당일 방송한 이승만 다큐멘터리 <기적의 시작>과 오페라 <나비부인> 공연 중계 영상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는 명백히 KBS의 내부 시스템이 망가졌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공동행동은 "낙하산 박민 사장이 사장 연임에 도전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취임 1년도 안 돼 공영방송 KBS를 용산의 방송, 극우·친일 방송으로 만든 자가 어떻게 다시 KBS의 수장이 되겠다는 것인가? 그동안 KBS를 용산에 헌납했다는 공로를 인정받기라도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사장의 임기는 김의철 전 KBS 사장의 잔여 임기인 오는 12월 9일까지다.
이어 "낙하산 박민 사장은 지금이라도 시청자청원 게시판을 둘러보라. 사퇴를 요구하는 성난 시청자, 국민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라며 "낙하산 박민 사장은 임기를 채울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당장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도 이날 성명을 내고 "광복절을 통째로 '친일 방송'으로 전락시킨 박민 KBS 사장은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민언련은 "낙하산으로 KBS 사장 자리를 꿰찬 '대통령 술친구' 박민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노골적으로 공영방송 장악에 나서며 KBS 공공성 훼손에 몰두해왔다"며 "KBS 대선 검증보도를 놓고 느닷없는 '대국민 사과'로 '친윤 방송' 선전포고를 하더니, 급기야 친일·독재 미화를 위한 '반민족방송'으로까지 공영방송을 망치기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친일의 오물을 공영방송에 뿌리며 국익을 훼손한 '매국 방송'을 단연코 거부한다.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창하며 독재정권을 찬양해온 뉴라이트 역사관 대변자 노릇이나 하려는 '왜곡 방송'을 거부한다"며 "그 책임은 오롯이 박민 사장과 무자격자 박민을 사장으로 임명한 윤 대통령에게 있다. 국민의 방송 KBS 가치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광복절에 국민에게 치욕만 안겨준 '친일사장' 박민은 당장 사퇴하라"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