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임명한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중 임무영 변호사를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임 변호사가 2010년 세간에 충격을 준 '스폰서 검사' 중 한 명에 해당한다는 구체적인 증언이 나왔다.
8일 <뉴스타파>·<미디어오늘>·<시사인>·<오마이뉴스>·<한겨레> 등 5개 언론사 공동취재단은 20년간 검찰의 스폰서 역할을 한 정 모 씨와 인터뷰를 하고 "정 씨가 임무영 검사를 봤다고 주장하는 시기는 2003년"이라며 "부산지검이 대검찰청 감사팀을 접대하는 자리에 자신이(정 씨가) 스폰서로 참석해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씨는 당시 장면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정 씨는 "이쪽 방 들어가서 저는 이쯤 앉았고 임무영은 이쪽에 앉았어요. 그날 제가 대화 나눈 게 '부장님 혹시 서OO 부장 아십니까?' 당연히 아는 줄 알면서 물어봤죠. 왜냐하면 제 고등학교 후배입니다. (중략) 서울대 동기고 다 그러니까 그런 안부를 물은 기억도 나고요. (중략) 그리고 그날도 역시 OO(룸살롱)에 갔었습니다"라고 했다.
취재단은 또 정 씨와 책 <검사와 스폰서, 묻어버린 진실>을 공동저술한 구영식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통화 내용을 전했다.
구 기자는 "단시간에 정 씨의 구술을 받아 (책을) 썼다고 한다면 내용에 오류가 있을 수 있겠으나 그 전에 꽤 오랫동안 정 씨와 '스폰서 검사' 사건을 취재하고 있었다"며 "취재가 축적이 된 상황에서 정 씨를 인터뷰 했기 때문에 크로스체크 등이 상당 부분 됐다"며 임 변호사에 대한 정 씨 진술의 신빙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래 (정 씨) 증언은 임무영 검사가 어떤 식으로 장난을 쳤는지 구체적으로 기술돼 있었는데 너무 자극적이라 빠졌다"고 했다.
취재단은 지난 1일 "임무영 방문진 이사는 일명 '부산 스폰서 사건'에 등장한다"며 "정 씨와 기자들이 함께 쓴 '검사와 스폰서, 묻어버린 진실'(2011)에 상세히 기록돼 있다. 그 가운데 2003년 대검찰청 사무 감사를 받은 부산지검이 룸살롱 접대 자리를 마련했고, 이 현장에 당시 부산지검 검사였던 임 이사도 있었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임 변호사는 취재단과의 통화에서 "다 거짓말"이라며 "그 사람을 본 적도 없고, 술 마신 적도 없고, 이름도 모른다. 그 사람이 나를 볼 수도, 만날 수도 없었다"라고 부인했다.
이에 대해 정 씨는 "(임 변호사를)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임 변호사는 과거 이 위원장의 법률대리인으로, 이 위원장이 임 변호사를 임명한 것은 '이해충돌'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김창룡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에서 이해충돌 소지가 있어) 회피해야 될 대상이거나 기피해야 될 대상이라고 판단될 경우에는 (방통위 이사들이) 사전 협의를 통해서 걸렀다"며 임 변호사의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상임위원은 "비공식 논의에서 제 기억에 위원장이 그런 일이 있었다. 꼭 위원장이 아니더라도 상임위원도 '이 사람은 과거 나와 이런 관계가 있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까 빼줬으면 좋겠다'라든가 이런 과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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