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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담불’과 ‘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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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담불’과 ‘갓’

참으로 우리말을 가르치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한국어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것도 있고, 알기는 하지만 외국인들에게 가르치기에 설명이 궁핍한 경우도 있다. 우리말 단위성 의존 명사가 그것이다. 단위성 의존 명사란 “수효나 분량 등의 단위를 나타내는 의존 명사”를 이르는 말이다. 일반적으로는 ‘개’, ‘명’, ‘그루’, ‘근(斤)’, ‘미터(meter)’, ‘그램(gram)’ 따위가 이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우리말 단위 명사의 종류는 얼마나 될까? 사실 필자도 알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어휘가 풍부한 민족이라 세는 단위가 엄청나게 많다. 오늘은 그 중 사라져 가는 것들을 중심으로 그 의미를 찾아보기로 하자.

1. 손 : 한 손에 잡을 만한 분량

고등어 한 손 =>고등어를 한 손에 쥘 만큼 큰 것 하나와 작은 것 하나를 합한 것

미나리, 파 한 손 : 한 줌 분량

2. 쾌 : 북어 스무 마리를 한 묶음으로 하여 세는 단위를 나타내는 말

(예전에, 엽전 열 냥의 단위를 나타내던 말)

3. 죽 : 옷/그릇 따위의 열 벌이나 열 개를 묶어 세는 단위를 나타내는 말

4. 톳 : 김 백 장을 한 묶음으로 묶은 덩이

5. 축 : 오징어 스무 마리

6. 접 : 사과, 배 등 백 개

7. 담불 : 곡식이나 나무를 높이 쌓아 놓은 무더기

벼를 백 섬씩 묶어 세는 단위를 나타내는 말

말이나 소의 열 살을 이르는 말

예문 : 겨울 동안 쓸 땔나무가 곳간에 담불로 쌓여 있다.

곳간에 벼가 담불로 쌓여 있다.

태호가 아끼는 말이 올해로 담불이 된다.

8. 보 : 웅담을 세는 단위

9. 고리 : 소주 열 사발

10. 모춤 : 서너 웅큼씩 묶은 볏모/모종의 단

예문 : 태호는 모춤을 안 묶음 묶어서 논둑 위로 올려 놓았다.

11. 춤 : 가늘고 긴 물건을 한 손으로 쥘 만한 분량

12. 갓 : 조기, 굴비 등 말린 해산물을 묶어서 세는 단위 보통 열 마리을 이른다.

나물 종류는 열 모슴을 한 줄로 엮은 것(※모숨 : 가늘고 긴 물건을 한 줌에 쥘 만한 분량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말에는 단위를 나타내는 의존 명사가 상당히 많다. 많이 듣던 것도 있지만 처음 보는 것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과거에 ‘고등어 한 손’ 사 들고 귀가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단위성 의존 명사는 주로 순우리말로 되어 있음이 특이하다. 보통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나면 ‘덤’으로 달라고 하는 것도 우리의 풍습이었다. 이러한 덤도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면

외동덤 : 작은 새끼 한 마리를 끼워 넣는 것

남매덤 : 두 마리를 끼워 넣는 것

서방덤 : 거의 같은 크기를 넣는 것

등과 같이 우리네 가족 관계를 연상할 수 있게 덤의 이름을 지어주었다. 요즘은 대부분이 ‘g’이나 ‘kg’, 이나 ‘개’로 표현하고 있지만 우리말의 아름다운 점도 찾아 썼으면 좋겠다.

금산에서 인삼을 사면 ‘한 채’, ‘두 채’라고 표현하는데, 750g을 이르는 말이다. 과거에는 ‘차(次 水蔘重量單位<인삼도감>)’라고 하던 것이 ‘채’로 굳었다. ‘근’과 ‘관’, ‘g’, ‘kg’ 사이에서 아직도 인삼을 세는 단위는 헤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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