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최근 특혜 의혹을 받는 중국계 리조트를 비공개 일정으로 방문한 것과 관련해 "인근이 제 고향으로, 자주 지나다 보니 궁금해서 방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 지사는 5일 오전 제주도청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중국계 백통신원 리조트 방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오 지사는 '리조트에서 무슨 대화를 나눴나'는 질문에 "동행자가 11명이었고,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주로 사업 운영과 분양, 부대시설에 관해 설명을 듣는 정도였다"고 답했다. 이어 백통신원과의 "간담회가 끝난 뒤 언론에서 관심을 가진 후에야 백통신원 개발에 관해 얘기를 들어 알게 됐다"며 사전에 사업자의 개발 계획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했음을 내비쳤다.
간담회에서 '사업자 측이 건의 사항을 전달했는지'에 대해선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 행정 행위가 끝났고,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간 것은 아니다"라며 "방문 요청을 받은 적도 없고, 단순히 궁금증 해소를 위해 갔다"고 강조했다.
'감면된 세금 환수'에 대해선 "법에 따라 처리되고 있다. 세금 징수는 관련법에 따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시민단체가 '오 지사를 고발'한 데 대해선 "제가 잘못한 게 있으면 그에 대한 처분 받아야 하고, 잘못한 게 없다면 그에 따라 입장을 내면 될 것"이라며 수사 상황에 대한 입장을 유보했다.
앞서 제주MBC는 오 지사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한 중국계 제주기린빌라리조트(백통신원 리조트)를 비공개 일정으로 방문해 객실에서 리조트 관계자들과 점심 식사를 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오 지사의 방문은 제주도청이 공개하고 있는 공식 일정에 나와 있지 않았고, 오 지사 방문에 앞서 리조트 측은 사흘 전부터 전 직원이 동원돼 환영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또한 리조트 측은 방문 당일 오 지사 일행이 도착에서부터 꽃다발 증정 등 환영 행사는 물론 공사 진행 상황에 대한 현장 브리핑, 점심과 감사선물 증정 순으로 일정이 짜였고, 오 지사 일행은 환영 행사 순으로 방문 일정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 별도로 마련된 리조트 객실에서 리조트 관계자들과 한 시간가량 점심을 먹었다고 보도했다.
제주도 여창수 대변인은 이와 관련 "오 지사의 리조트 방문은 기업 하기 좋은 제주 만들기를 위한 통상적인 방문이었다"며 "언론의 특혜 의혹 제기는 1만 공무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금 환수에 대해선 "개인 정보라서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자본인 백통신원은 지난 2012년 11월 서귀포시 남원읍 서성로 일대 55만5456㎡의 부지에 콘도와 호텔, 맥주박물관, 생태테마파크 등 리조트 조성 계획을 세운 뒤 제주도로부터 사업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당초 사업 이행 기간인 2018년까지 투입된 사업비는 900여억 원에 그쳤고, 맥주박물관과 생태테마파크 조성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영훈 도지사는 취임 다섯 달여 만인 지난 2022년 12월 사업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하는 변경안을 승인하면서 맥주박물관과 생태테마파크 등 휴양문화시설 조성 계획은 백지화됐다.
이후 사업이 숙박 시설 위주로 전개되면서 도가 중국 기업의 부동산 장사에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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