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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과 막말 파동' 전북자치도청…세대·상하간 '공감대 형성'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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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과 막말 파동' 전북자치도청…세대·상하간 '공감대 형성'이 우선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 23일 "폭넓은 소통" 강조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를 잘 아는 사람들은 김 지사의 특징에 대해 두 가지를 이야기한다. 첫 번째는 절대 화를 내지 않는 '부드러운 리더십'이고 나머지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일종의 '강한 책임감'이다.

두 가지 색채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김관영 지사의 인생철학과 궤를 같이 할 것이다.

전북자치도청 고위직의 '갑질과 막말파동'이 일었던 23일에도 김 지사는 간부회의에서 '과정'을 강조했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23일 "실적이나 성과보다 일하는 과정 자체가 더 중요하다"며 "(직원들의) 실수를 지적하는 것도 질책이 아니라 '코칭'의 자세로 임해달라"고 간부들에게 당부했다. ⓒ전북자치도

그는 "실적이나 성과보다 일하는 과정 자체가 더 중요하다"며 "(직원들의) 실수를 지적하는 것도 질책이 아니라 '코칭'의 자세로 임해달라"고 간부들에게 당부했다.

하지만 전북도청의 갑질과 막말 파문은 고위직의 '성과지상주의'에서 비롯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차전지와 바이오산업 등 전북이 전대미문의 신산업에 도전하다 보니 새로운 일이 산더미처럼 불어났고, 극소수의 간부들이 직원들에게 과도하게 업무와 성과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갑질과 막말파동이 일어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일각에서는 민선 8기 전북도정 출범 이후 전북 출신의 고위공직자와 영입형 외부 인사가 개방형으로 뒤섞이면서 청내 고위직 간 보이지 않는 '실적 과열 경쟁'이 발단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과를 내려는 일부 고위직의 의욕이 넘쳐 직원들에게 지나치게 요구하거나 고압적인 자세로 지시한 것 아니냐는 견해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한 분석도 설득력을 지닌다.

업무 피로도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상하좌우 간 갈등과 마찰은 있을 수 있지만 직원들을 대하는 고위직의 자세와 태도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7급의 한 직원은 "모 간부의 경우 지시하는 내용보다 직원을 무시하는 태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며 "같은 메시지라도 직원을 같은 직장의 동료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막 다뤄도 되는 계급상의 부하로 생각한다면 안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2030의 MZ세대들은 "중간간부나 고위간부들은 소통을 한다면서 일방적이고 관성적인 훈계를 한다"며 "공직사회의 주어진 틀에 맞추라고 하는데 젊은 세대의 문화와 언어는 완전히 다르다"고 반문한다.

세대 간 괴리와 격차가 뚜렷함에도 형식적인 소통으로 젊은 세대를 옭아매려 한다면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관영 도지사도 이 부분을 언급하고 있다.

김 지사는 23일 간부회의에서 "후배들이 더 나아지도록 도와주는 선배의 자세를 견지해 달라. 선배로서 후배 공무원의 성장과 미래를 이끄는 '멘토'가 되어 달라"며 "후배들의 감독자가 아니라 동반자가 되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위에서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감독'이 아니라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는 '코치 겸 플레이어'의 심정으로 겸손한 소통에 나서달라는 요청인 셈이다.

특히 도청 안팎에서는 MZ세대가 전체 직원의 40~5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조직문화의 대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특별자치도청 전경 ⓒ연합뉴스

과거 상급자 앞에서는 숨도 제대로 몰아쉴 수 없었던 상명하복의 잘못된 관행을 깨고 할 말을 똑부러지게 하는 2030세대 공직자들의 문화와 언어를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울러 젊은 세대를 도정의 목표에 끌어들이기 위한 격의 없는 대화나 친근한 관계 유지, 간담회 등 진정한 소통과 공감의 기회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관영 도지사가 먼저 '더 넓게 소통하겠다'고 나선 만큼 국·과장들이 별도의 간담회를 갖는 등 후행 노력을 기울이고 5급 중간간부들도 소통과 공감 대열에 합류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5급의 한 중간간부는 "과중한 업무와 개인주의가 강조되며 '퇴근길 가맥' 풍경도 사라진 지 오래"라며 "공식적인 자리보다 비공식적인 모임을 장려하는 것도 조직문화 활성화의 한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고위공직자 K씨는 "각자 자신이 할 말을 하는 게 '소통'이 아니다"며 "간부들이 직원들의 말에 경청하고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스스로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진정한 소통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과장급으로 퇴직한 60대 후반의 L씨는 "기성세대는 새로운 공직문화를 존중하고 신세대는 선배들의 경험과 경륜을 배우는 등 서로 가깝게 다가가려는 쌍방의 노력이 중요하다"며 "이번 기회에 도청 공직자들이 새로운 출발할 수 있는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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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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