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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위기와 회복 : 파시즘과 포퓰리즘' 학술대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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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민주주의의 위기와 회복 : 파시즘과 포퓰리즘' 학술대회 개최

공공선 거버넌스 등 공동 주최,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려

5월 24일(금) 국회 의원회관(제1소회의실, 제2세미나실, 제4, 5, 8간담회실)에서 <민주주의의 위기와 회복: 파시즘과 포퓰리즘>을 주제로 원탁 학술대회가 열린다.

<5.18민주화운동 44주년기념서울행사위원회>, <한신대 한반도평화학술원 평화와공공성센터>, <크리스찬아카데미>, 진선미 의원실, 양경숙 의원실, 권칠승 의원실, 최혜영 의원실, 김두관 의원실 등이 공동주최하고 <공공선 거버넌스>, <원탁토론아카데미>가 공동주관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공공선 거버넌스> 원장 강치원(전 강원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다.

이번 원탁 학술대회의 주제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독재와 포퓰리즘에 대한 반성이다. 민주주의는 단선적 진보가 아니라 언제나 독재화로 역행할 수 있는 위험을 가진 것이며, 그 위험을 극복할 수 있는 거역의 용기는 정확한 현실 진단(defining reality)과 반성에 기초한 것이어야 한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학제간 비교문화 역사학적 연구(interdisciplinary cross-cultural historical investigation)에 기반한 것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를 한 자리에 모았다.

이날 학술대회는 기조강연, 5개 동시 분과토론, 종합토론의 순서로 이어진다. 한독 동시통역으로 진행되는 기조강연은 독일 보훔 루르대학교 신학부 교수이자 국제담당인 트라우고트 예니켄(Traugott Jähnichen) 교수가 “민주주의 성숙의 길: 파시즘, 우익 포퓰리즘, 그리고 권위주의-국가주의 정치개념의 극복을 위한 신학적 전통”을 주제로 발표한다.

오후에 이어지는 분과토론은 5개로 나뉘어 동시에 진행된다. 분과마다 4명씩 총 20명의 전문가들이 발표한다. 분과의 주제는 신학과 파시즘(제1분과, 좌장 채수일 전 한신대총장/크리스찬아카데미 이사장), 사회과학과 파시즘(제2분과, 좌장 최성만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 문화와 역사, 그리고 파시즘(제3분과, 좌장 심광섭 전 감리교 신학대학교 교수), 국제정치와 파시즘(제4분과, 좌장 박명림 연세대학교 교수), 우리 역사와 파시즘(제5분과, 좌장 양조훈 전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등이다.

예니켄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민주주의는 그 자체로서 안정된 것이 아니라 종종 이른바 ‘비자유 민주주의(illeberal democracy)’에 의해 위협받아왔다고 한다. 바이마르 공화국은 처음부터 세계 경제위기에 의해 불안정한 것이었고, 나치즘 독재의 탄생으로 이어졌는데, 그에 대한 저항은 사회민주주의자들(Social Democrats)로부터 나왔다고 한다. 예니켄 교수에 따르면 이것은 사회민주주의자들이 나치즘 독재에 저항한 것이다. 나아가 현재 독일 우익 포퓰리즘(정당)이 바이마르 공화국 말기 나치즘과 가지는 공통점 및 차이점에 대해 의견을 피력한다. 우익 포퓰리즘의 현재적 대두는 독일 뿐 아니라 미국 트럼프 등에서도 드러난다고 한다.

오늘날 우익 포퓰리즘과 권위주의·국가주의는 감정적 언동과 <우리와 타자>라는 반목을 초래한다. 중산층 이하의 권력상실과 경제의 위기의식, 비난, 저주, 분노, 증오는 희생양을 요구한다. 젊은이들은 경제적 위기로 민주주의에 회의적이다. 젊은이를 위한 정치교육의 실험적 실천적 차원과 민주국가들과의 국제적 연대와 협조, 그리고 사회에 대한 기독교 신앙의 역할 등이 중요하다고 한다.

채수일(제1분과)은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 1906-1945)와 나치즘’에서 히틀러의 유대인들에 대한 박해에 반대하고 그들을 구출했던 본회퍼에 대해 소개한다. 나치즘 등장의 사회적 배경 관련하여 ‘1930년에 대공황이 시작되지 않았더라면 권력의 문은 히틀러에게 열리지 않았을 것’, ‘가톨릭과 정교협약을 추진한 것은 ‘국제 유대인 세력과의 싸움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니는 신뢰의 공간을 창출하기 위한 목적’ 등 당시 상황을 전한다. 나치즘을 다시 조명하는 것은 나치즘이 말살 정책으로 극복하려고 했던 인종주의, 성차별, 그에 따르면, 빈부양극화로 고통 받는 ‘작은 사람들’이 여전히 우리 가운데 함께 있고, 이들에 대한 배제와 억압은 훨씬 더 정교해진 현실 때문이다.

최성만(제2분과)은 “발터 벤야민과 파시즘: ‘정치의 심미화’ 대 ‘예술의 정치화’”에서, 독일 바이마르공화국 시대(1918~33) 유대계 지식인이자 작가이자 파시즘과의 대결로 점철된 삶을 살았으며, “좌파 아웃사이더의 입장”, “문학투쟁의 전략가”로도 불리는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을 다루었다. 최성만에 따르면, 파시즘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특히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나타난 대중정치와 대중동원에 기초하여 극단적인 민족주의를 주장하며,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독재정치를 공공연히 주장하는 정치적 행동이자 체제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여기서도 암시되듯이, 파시즘 체제에서는 권력(기득권)을 강압적으로 독점하려는 엘리트집단(파시스트들)의 탐욕과 정치적 계산만이 아니라 그들의 조작에 포획되고 휘둘리는 ‘대중’이 핵심 역할을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심광섭(제3분과)은 “생태, 생명 신학과 파시즘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자연과 문화, 인간과 비인간, 자연과 윤리의 분리와 이원론은 거부되어야 한다는 점, 인간은 자연 안에 재정립되어야 하고 비인간 존재는 문화 내에 재위치되어야 한다는 점을 되새긴다. 자연과 인간의 문화, 결코 만날 수 없는 두 영역이 아니라 자연과 문화 이야기가 합쳐지는 인간 생명의 주요 사건을 다시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명림(제4분과)의 “미중 경쟁과 한국의 선택: ‘준-동조화’와 ‘과잉-동조화’의 사이에서”에서는, 미중은 북핵실험으로 인한 북핵체제(nuclear regime)의 등장 이후 처음이자 지속적으로 1953년 정전체제(armistice regime)를 넘어 유엔 미국 및 국제사회와 함께 제재체제(sanction regime)를 함께 가동시켜왔다고 한다. 제재체제란 정전체제와는 반대로, 중러가 미국·유엔과 함께한 일종의 역(逆)정전체제이다. 그러나 2022년 5월 이후 중러는 유엔의 대북 제재결의안을 반대, 제재의 레짐에서 이탈하고 과거 냉전 시대의 정전 레짐과 구도의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박명림에 따르면, 한반도 국제구도가 다시 중대한 변곡점에 들어서고 있으며, 한반도 문제의 가장 우려할만한 지점의 하나라고 한다.

“제주4․3학살사건과 미군정, 그리고 이승만 정권”을 발표하는 양조훈(제5분과)은 1988년 제주신문(이후 제민일보) 4‧3취재반장을 맡은 이후 30여년 동안 언론인으로서, 정부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서 활동했으며, 본 발표는 그 취재‧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이다. 그에 따르면, 미군정과 주한미군사고문단, 이승만 정권 등은 죽창 등 조악한 무기로 무장한 5백 명 안팎의 게릴라들(총기로 무장한 게릴라는 1백명 미만)을 토벌하기 위해서 2만 5천~3만 명의 민간인들을 희생시키는 유혈극을 벌였다.

그 외에도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제4분과)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국제정치와 윤석열 정부의 이념외교”, 한홍구(성공회대 교수/제5분과)는 “'한국형 파시즘'과 공안기구: 검찰을 중심으로”, 최자영(전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5분과)은 "5.18과 전두환, 그리고 87년 헌법에 뿌리내린 독재의 잔재"를 발표한다.

홍현익은 “세계 최강국들은 실리 추구에 여념이 없는데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지만, 상대적 약소국인 한국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에 집권 윤석열 정부가 진영적 냉전적 사고에 입각한 이념외교를 적극적으로 펼쳐 실질적인 국익 증진보다는 강대국들에 이용당하는 실속 없는 외교를 펼쳐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한홍구는 이승만 집권 이후 현재까지 검찰의 흑역사를 고발했다. 한홍구에 따르면, 민주화 이후 한 세대 이상 지난 오늘에 와서 돌아보니 민주화의 가장 큰 수혜자는 독재권력의 시녀라고 조롱받던 검찰이었다고 하고, 또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민주화 이전까지 검찰은 ‘권력의 시녀’였으나, 지금은 대한민국은 ‘검찰의 왕국’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최자영은 흔히 한국 헌법재판소가 독일제도를 본딴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은 기능이나 조직면에서 상반된다는 점을 피력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설립된 독일 헌법재판소는 나치 정권하에서 정권의 시녀가 된 법원을 감사하기 위한 것이나, 한국은 87년 헌법의 하위 법인 헌법재판소법(제68조)에서 재판소원을 금지함으로써, 일반 법원에 대한 감사기능을 원칙적으로 포기했다. 해당 법조문은 토의도 거치지 않은 채, 전두환 정권이 불법적으로 법 통과 전날밤 삽입한 것인데, 지금까지도 합헌인 것으로 버젓이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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