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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익산판 에덴 프로젝트' 초미 관심…'국비 확보'가 최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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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익산판 에덴 프로젝트' 초미 관심…'국비 확보'가 최대 관건

왕궁 생태복원 사업에 접목, 당위성과 상징성 충분

정헌율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장이 17일 중국 칭다오의 '동방 에덴 프로젝트' 현장을 방문한 이후 '익산판 에덴 프로젝트'의 왕궁 생태복원사업 접목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 초청으로 현지를 방문 중인 정헌율 시장은 왕궁면 생태계 복원사업의 본격 추진을 앞두고 이날 중국 칭다오 현지답사에 나서 '익산판 에덴'의 향후 추진방향과 전략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헌율 시장이 중국 현지에서 영국의 환경복원 사업인 '에덴 프로젝트'를 고민한 것은 칭다오의 '동방 에덴 프로젝트'가 영국 사업을 벤치마킹한 3번째 프로젝트인데다 중국과 한국이 같은 문화권이라는 점에서 사전답사의 적지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전언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이 중국 에덴 프로젝트 총괄 진마오 그룹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익산시

정헌율 시장은 이번 중국 칭다오 현지 방문을 계기로 익산 왕궁 생태복원사업에 '에덴 프로젝트'를 접목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익산시 녹색도시환경국의 과장과 팀장, 주무관 등 관련 사업부서 간부와 직원 3명이 함께 칭다오 현지를 방문한 것도 이런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英 콘월주와 中칭다오의 '성공 사례'

'에덴 프로젝트(Eden Project)'는 영국 잉글랜드 콘월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온실 조성 사업이다. 도자기 산업의 쇠락과 버려진 폐광으로 추락한 콘월주에서 영국 밀레니엄 재단의 자금을 지원받아 훼손된 환경을 복원한 한 것에 골자를 이룬다.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만든 돔으로 구성하고 그 안에 열대와 온대, 지중해, 사막 등의 자연환경을 조성하였다.

팀 스미트(Tim Smit)가 고안하고 건축가 니콜라스 그림쇼(Nicholas Grimshaw)가 건설한 거대한 돔은 2년 6개월의 건설기간을 거쳐 2001년 3월에 개장해 한 해 방문객이 1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콘월주는 에덴 프로젝트를 통해 경제적 안정과 행복한 지역사회, 공동체의 협력과 공감 등을 이끌어내며 전 세계적인 선도 도시로 급부상했다.

이런 환경복원 사업을 중국 칭다오(靑島)에 그대로 이식해온 것이 칭다오의 '동방 에덴 프로젝트'이다.

▲중국 에덴 프로젝트 총괄 진마오 그룹 고위측과 간담회를 가진 후 기념사진을 찍는 정헌율 익산시장 ⓒ익산시

칭다오의 '에덴 프로젝트'에는 현지 부동산 개발업자와 대기업이 참여했으며 영국의 '에덴 프로젝트 사업단'도 칭다오 첨단기술구에서 참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식물과 물을 핵심으로 시민들이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레저 공간과 거대한 온실이 조성되고 각종 환경보호·과학기술·문화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막판 진행 중이다. 올해 완공이 되면 전 세계에서 3번째 에덴 프로젝트의 현장이 될 예정이다.

왜 익산 왕궁에 '에덴 프로젝트'인가?

'에덴 프로젝트'는 버려진 땅에 생명을 불어넣고 자연과 사람을 연결하는 대형 사업이다. 폐광으로 버려진 영국의 콘월주나 염전으로 훼손된 중국 칭다오와 같이 익산 왕궁도 오랜 스토리를 갖고 있다.

익산 왕궁특수지역은 1948년 정부의 정책적 이주를 통해 한센인의 아픈 역사가 시작됐고 1969년에는 축산장려정책에 따라 축사가 대거 들어섰다.

정부정책에 호응한 것이 자연환경 훼손지역으로 전락했고 악취의 진원지로 손꼽히게 된 셈이다. 익산시는 그동안 꾸준히 축사를 매입해 왔고 13년만인 작년 12월에 왕궁정착농원 마지막 농가와 매입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을 이전하면서 '현업축사 매입사업'의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한센인의 아픈 역사가 서린 익산 왕궁특수지역은 1948년 정부의 정책적 이주를 시작으로 1969년에는 축산장려정책에 따라 축사가 대거 들어섰다. 익산 왕궁특수지역 항공사진 ⓒ익산시

축사매입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이후 국내외 훼손 생태계 복원의 모범사례가 될 상징적 자연환경복원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다행히 익산시는 지난해에 환경부로부터 '자연환경복원 시범사업'에 선정돼 새로운 프로젝트 추진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 사업은 현재 기본계획과 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에 있다.

왕궁 환경복원 사업의 밑그림이 나오면 단절된 생태축을 연결해 핵심 보호구역으로 조성하고 한센인 이주의 역사적 공간을 치유와 회복의 무대로 바꿔 세계적인 교육의 장으로 만들 수 있게 된다.

유엔은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를 채택하고 전 국토의 훼손된 생태계 30% 이상 복원 목표를 제시한 바 있어 익산 왕궁의 자연환경 복원사업은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합한다는 장점도 지닌다.

정헌율 시장 2년전에 '뉴에덴' 발표

익산시의 '에덴 프로젝트' 검토는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불쑥 나온 아이디어가 아니다.

정헌율 시장은 이미 1년 6개월 전인 2022년 10월 '민선 8기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통해 녹색변화를 이끌어 생태 힐링도시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며 '왕궁 뉴-에덴 프로젝트' 추진을 선언했다.

환경부의 자연환경 복원 사업을 유치하고 영국의 에덴 프로젝트를 접목해 축산으로 오염 훼손됐던 왕궁 특수지역을 생태계 복원 명소로 바꾸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2022년 10월 '민선 8기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통해 녹색변화를 이끌어 생태 힐링도시로 거듭나겠다면서 '왕궁 뉴-에덴 프로젝트' 도전을 선언했다. ⓒ익산시

앞서 정헌율 시장은 2022년 8월에 영국의 세계적인 훼손 생태계 복원기관인 에덴 프로젝트팀과 협의를 했으며 당시에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익산시가 구상하는 '왕궁 뉴-에덴 프로젝트'는 왕궁정착농원 일원 179만㎡를 대상으로 식생을 복원하고 생태학습장과 자연 놀이시설, 탐방로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지구는 축사 위주 매입으로 파편화되고 국유지와 시유지·사유지가 섞여 활용도와 연결성이 떨어져 새로운 왕궁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예산, 국가사업 승격이 관건

익산시 발전의 새로운 획을 긋게 될 '익산판 에덴 프로젝트'의 성패는 '예산'에 달려 있다.

영국 콘월 지역의 예산 투입은 대략 2500억원에서 3000억원에 육박했고, 중국 칭다오 프로젝트에도 이에 버금가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두 사업이 15년 정도 걸렸던 장기 프로젝트인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왕궁 프레젝트 사업은 적게는 3000억원 이상 최대 4000억원 가량 들어갈 수도 있다.

재원 마련을 위해 영국은 공공 재단의 지원을 받아 '에덴 프로젝트'를 완성했고 중국 칭다오는 국가적 추진에 민간 자본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업이 공공성을 띄는 거대 프로젝트인 만큼 지방정부 차원에서 접근하기보다 국가사업으로 승격해 국비를 대거 투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이 왕궁축산단지 매입 완료된 작년 12월에 현장을 방문해 생태계 복원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익산시

익산시는 환경부의 '자연환경복원 시범사업'의 타당성 용역이 나오면 그 결과를 환경부에 제출하고 환경부는 예비타당성 용역비를 내년 본예산에 반영하는 식의 절차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때 타당성 용역에 '익산판 에덴 프로젝트'를 집어넣고 총사업비를 크게 잡아 국가적 과제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환경부는 국비 100% 지원 요청에 '쉽지 않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왕궁 특수지역의 역사성과 상징성 등을 감안할 때 한국판 '에덴 프로젝트'의 최적지로 손색이 없다"며 "향후 환경부와 기재부 등 정부 차원에서 전향적으로 국가사업 승격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정치권도 22대 국회 출범 이후 '원팀' 실력발휘의 첫 사업으로 '익산판 에덴 프로젝트'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중앙 정치·행정무대의 공감대 형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는 여론이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익산판 에덴 프로젝트는 동북아 교통 중심지인 익산이 환경복원의 '아시아 모델'로 우뚝 설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며 "총사업비를 적게는 2000억원에서 최대 4000억원까지 늘려 잡고 전북 정치권이 백업하는 총력전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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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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