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의 한 호텔에서 남성 2명과 여성 2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남성들이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드러났다.
12일 경기북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호텔 객실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성들의 손 등을 묵고 있던 케이블타이는 남성들이 미리 준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남성들은 지난 8일 객실에 처음 입실한 이후 사건 당일인 10일 전까지 수 차례에 걸쳐 객실을 드나들었고, 이 가운데 9일 저녁 객실로 다시 들어가는 한 남성이 손에 케이블타이를 들고 들어가는 장면이 CCTV에서 포착된 것이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는 남성들이 9일 가지고 간 양보다 훨씬 많은 케이블타이와 입을 막은 청테이프가 발견된 점 등을 근거로 이들이 객실에 처음 입실하기 이전부터 미리 다량의 케이블타이와 테이프를 준비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 여성들은 각각 침실과 욕실에서 발견됐다.
이 중 침실에서 발견된 여성의 팔에서 깊이 3㎝, 길이 9㎝ 가량의 상처가 확인된 가운데 현장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 2개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 흉기들은 당초 객실 주방에 비치돼 있던 것으로, 주방 선반에서 침대 옆으로 옮겨져 있었다.
다만, 시신 주변에 혈흔의 흔적이 없었던 점을 볼 때 이미 해당 상처는 여성이 숨진 뒤에 생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흉기에 의한 범행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해당 흉기에 대한 정밀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한편, 경찰은 남성 2명이 친구 사이였던 점과 이 중 1명이 숨진 여성 중 1명과 서로 아는 사이였던 점을 확인했다.
또 다른 여성은 남성들과 이전에 모르는 사이로, 남성 중 1명이 텔레그램 공개 채널에 게시한 아르바이트 관련 구인·구직 글을 통해 연락을 하게 된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남성들은 구인·구직 글을 보고 여성이 연락하자 "8일 오후 10시까지 (사건 발생한) 호텔로 오라"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 마약 등 약물 사용과 성범죄를 의심할만한 정황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초 객실에 들어갈 때 소지하고 있었던 여성들의 휴대전화가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경찰은 남성들이 호텔 밖에 버렸을 것으로 보고 행방을 찾는 동시에 남성들의 휴대폰에 대한 포렌식 분석 및 제3자의 개입 여부 등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10일 오전 10시 35분께 파주시의 한 호텔에서 남성 2명이 건물 밖으로 추락했다는 112 신고가 접수하고 현장으로 출동, 건물 밖에서 숨져 있는 남성 2명과 이들이 예약한 객실 안에서 여성 2명의 시신을 발견한 뒤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남성들이 숨진 여성 중 1명의 가족이 하루 전 실종신고를 한 이후 해당 여성의 동선을 추적한 경찰이 호텔 객실을 방문하자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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