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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의료인과 국민을 분열시키는 일은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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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의료인과 국민을 분열시키는 일은 없어야

평범한 개원의로서 객관적인 판단에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으로 기고를 한다.

통상적으로 의사는 근거를 중심으로 설득하면 수긍하지만 감성에 설득 당하지 않는다.

그래서 논쟁이 되는 세 가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내놓는다.

첫 번째 의사 수 부족 문제이다. OECD 평균 의사 수로만 볼 문제가 아니다.

한국은 개원의의 대부분이 전문의 수련을 마쳤기 때문에 외국에 비해 진료가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진행된다. 특히 개인의원은 대부분 5분 이내에 진료가 이루어진다.

농촌지역은 인구가 적어 병원이 적은 것이지 농촌의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소아과 오픈 런’의 경우도 소아과 전문의는 오히려 늘었으나 출생률이 하락해 경영상으로 폐업으로 병원 수가 줄어든 것이다. 소아과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은 수요공급의 논리에 맞지 않는 말이다.

다만, 대학병원의 환자 대기시간이 긴 것은 사실이다. 분명 의사수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유를 분석해 보면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빨리 빨리’라는 민족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선진국에 비해 암수술이나 응급치료가 늦지 않다는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다. 그 다음은 수요가 많아서 인데 응급이 아님에도 큰 병원을 선호하는 국민성과도 관계가 있을 수 있다. 이밖에 공급이 부족한 경우인데, 이는 분포의 문제이고 대학병원에서 투자를 많이 하고 처우를 개선해서 교수 고용을 늘려 개원의 의사를 흡수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지역의료 살리기를 보자. 지방에도 명의들이 많고 의사 수도 부족하지 않다. 실력 있는 의사가 없는 게 아니라 환자가 없다. 또한 서울의 큰 병원이 진료를 잘 본다는 환자 인식의 문제도 있을 것이다.

만약 농촌에서 진료를 못 보는 환자가 있으면 공공의료를 확충하면 될 것이지만 현실은 환자 수가 적은 소아과 등 일부 과는 마냥 국고로 지원만 할 수도 없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농촌의 공공의료 확충보다 인근 도시로의 이송편의에 투자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라 생각한다.

세 번째 필수의료 살리기이다 .‘워라벨’을 중시하는 요즘시대에 야간에 휴일도 없이 소송의 위험성 높은 과를 어떤 의사가 가려 하겠는가.

사명감을 강화하고 보상이 뒤따라야 필수의료가 활성화될 것이다. 엘리트 집단에게 ‘낙수효과’라는 정제되지 않은 말을 사용하면 오히려 필수의료가 더 죽는다. 의사는 신이 아니다.

오진이 없고 수술도 완벽하면 좋겠지만 필수 의료부분은 진단이 애매하고 수술이 촌각을 다투는 경우가 많아 실수에 대해 어느 정도의 면책이 있어야 선택을 할 수 있다.

부가적으로 몇 가지 더 이야기하겠다.

밥그릇 지키려고 의사들이 증원 반대한다는 것이다. 농촌 의료원은 연봉 4억원을 줘도 의사를 못 구한다지만 대학병원은 연봉 1억원도 안 되지만 교수 보임을 받으려고 대기하는 의사도 많다. 필자도 개원보다 돈을 많이 버는 4억원을 받을 수 있는 의료원에 가고 싶지만 돈이 전부가 아닌 듯 하다.

대학병원에 전공의보다 전문의 비율을 늘린다는 주장이다. 유토피아적인 생각이고 미래에 나아가야할 방향이다. 현실은 증세 없는 복지는 없다. 즉 비용이 많이 들어 현재의 의료 보험료를 몇 배 이상 더 거두거나 세금이 추가로 들어야 한다.

의대 인원을 늘리면 지역에 많이 남아있다는 말을 보자. 지방은 수련병상이 부족해 졸업 후 전공의 수련은 서울로 가야 된다. 수련병상을 늘리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지방은 인구가 적어 그렇게 하면 병원이 망한다.

결론적으로, 정말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객관적 지표가 나오면 미리 교육환경과 수련병원을 개선한 후 관련 단체와 협의를 통해 수용 가능한 증원을 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절차다. 또 시기나 절차가 정치적인 오해를 사게 하면 안 된다.

말과 글은 인격이다.

일부 정치인이나 공무원의 막말과 협박으로 의료인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의료인과 국민을 분열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아울러 순수한 젊은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피해가 가서는 절대 안 된다. 이런 문제는 자칫 우리나라의 국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

▲전북 전주 신봉주내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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