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21일 텃밭인 호남을 방문해 정권심판론의 표심몰이에 나선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에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전남대 후문 상가도 방문해 유권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이어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근대문화역사거리로 이동해 시민과 상인들에게 심판론을 강조하고 현장 기자회견을 가진 후 충남 논산 딸기축제 현장을 찾아 방문객들에게 민주당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다.
이 대표의 전북 방문 일정은 오후 3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 1시간가량이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이달 15일 '불모지'인 광주·전남을 거쳐 오후에 전북을 찾았다.
한동훈 위원장은 호남 첫 일정으로 전남 순천 시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만약에 호남에서 당선된다면 단순하게 국민의힘의 승리보다 대한민국 전체의 승리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 호남을 더 자주 찾겠다"고 약속했다.
한 위원장은 같은 날 오후에 광주로 이동해 광주실감콘텐츠큐브 입주업체를 만난 뒤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장소인 충장로에서 거리 인사를 한 후 오후 4시 30분경에 전주 한옥마을을 방문해 시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날 한동훈 위원장의 전주 방문 시간도 1시간 30분가량이었다. 한 위원장은 당시 전주시민의 뜨거운 환대에 "처음부터 전주에 올 것을 그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요한 선거를 앞둔 거대 여야 정치권의 '호남 방문 공식'이 오전에 광주·전남을 거쳐 오후 3시 이후에 전북을 방문하는 식으로 굳어가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살인적인 스케줄을 감안할 때 체류시간이 짧은 것이야 이해할 수 있지만 매번 전북을 스쳐 지나가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중요한 선거가 임박한 여야 지도부, 특히 당 대표의 일정은 하루에도 적게는 4~6곳에서 많게는 8~10곳에 이른다"며 "이동시간을 아껴 꼭 가야 할 곳을 중심으로 동선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통상 당 대표의 지방 일정은 중원인 충청에서 호남을 거쳐 영남으로 내려가거나 역순(逆順)이 될 수밖에 없어 '광주·전남→전북' 방문이 공식처럼 굳어져 가고 있다는 정치권의 해석이다.
전북에서는 "올해 초 특별자치도 출범식을 갖는 등 128년 만에 전북이 호남의 별책부록이 아닌 '독자권역'으로 새롭게 출발했다"며 "위상이 달라진 만큼 여야 거대 정당 지도부의 호남 방문 일정에도 전북을 별도로 안배하는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의 고강도 스케줄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전북이 중원과 광주·전남의 중간에서 단순히 지나가는 곳이란 인상을 주지 않도록 일정과 체류시간을 보다 세심하게 배려해달라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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