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문상윤 식품전문기자의 커피 이야기] ③시간의 마법, 발효 커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문상윤 식품전문기자의 커피 이야기] ③시간의 마법, 발효 커피

발효 시간에 따라 커피에 생성되는 향기 성분 달라져

▲ 커피 열매 전체 또는 외과피를 제거한 과육을 무산소 조건에서 발효를 시키면 꽃, 과일, 허브 등에서 나는 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 프레시안(문상윤)

무산소 발효 커피는 최근 커피 산업에서 주목받는 혁신적인 가공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전통적인 커피 가공 과정과 달리 발효 과정에서 산소를 차단함으로써 커피 향미에 독특한 변화를 일으킨다.

발효 과정 중 생성되는 에스테르, 알데하이드, 케톤과 같은 화합물은 커피에 복잡하고 풍부한 향을 부여하게 된다.

따라서 커피 생산자들 사이에서 과학적 연구와 실험을 통해 커피의 향미를 극대화하고자 시도하는 무산소 발효 커피는 특별한 향미를 생성하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커피 가공의 새로운 시도들은 커피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커피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는 기능을 한다.

무산소 발효 커피는 산소를 차단한 환경에서 커피체리를 발효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무산소 발효 커피는 산소를 차단할 장비와 시간, 온도, 미생물 관리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무산소 발효 커피는 기존의 가공 방식보다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해 일반적인 커피보다 높은 가격이 책정된다.

무산소 발효 커피의 특징을 살펴보면 혐기성 미생물의 활동이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산소를 사용하지 않는 대사 경로가 활성화되고, 당분을 분해하여 알코올, 유기산, 이산화탄소 등이 생성되어 커피의 향미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향기 성분은 에스테르, 테르펜, 알데하이드, 페놀 화합물 등이 대표적이다.

에스테르는 알코올과 유기산이 반응하여 생성되며 과일이나 꽃 향기와 유사한 향을 만들어 낸다.

테르펜은 식물의 에센스 오일과 유사한 향을 내는데, 리모넨은 시트러스향을 내고 라이날룰은 라벤더 향을 낸다.

알데하이드는 강한 향을 내는 성분으로 벤잘하이드는 아몬드 향을, 바닐린은 바닐라 향을 내는데 기여를 한다.

페놀 화합물의 경우 향신료 늬앙스의 향을 만들어내는데 4-에틸페놀은 정향과 유사한 향을 낸다.

이러한 화합물들은 pH, 온도, 시간 등과 같은 발효 과정에서의 조건에 따라 생성되는 향기 성분의 종류와 농도가 달라진다.

따라서 발효 과정을 정밀하게 제어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무산소 발효 커피가 주목을 받다보니 이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 브라질 파라나 연방대학교의 바이오프로세스 및 생명공학부의 '혐기성 발효가 커피 원두 품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 미생물학, 대사 및 관능 연구'에서 진행된 연구 중 커피 열매 발효 공정 순서도로 24시간, 48시간, 72시간 각각 다른 시간으로 발효를 진행했고, 시간에 따라 생성되는 향기 물질이 다르게 나타났다. ⓒ 브라질 파나라 연방 대학교 바이오프로세스 및 식품공학부

그중 2022년 12월에 발표된 브라질 파라나 연방대학교의 바이오프로세스 및 생명공학부의 혐기성 발효가 커피 품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발효 시간에 따라 커피에 생성되는 향기 성분들이 달라진다는 것을 보고 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24시간과 72시간 발효시 생성된 주요 대사물에는 3-에탄올, 에틸 아세테이트, 아밀 아세테이트가 24시간 발효된 커피보다 더 많이 생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3-옥탄올은 풋풋한 향내를 느끼게 해줄 수 있으며, 에틸 아세테이트는 과일과 같은 달콤한 향이 나타나는데 배, 사과, 바나나와 같은 과일의 향을 연상시킨다.

아밀 아세테이트는 바나나 향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물질로 커피에 바나나와 같은 달콤한 향을 부여해준다.

이 연구는 무산소 조건에서 커피 발효를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생물의 다양성과 화학적인 변화를 조사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24시간, 48시간, 72시간의 시간 조건을 설정했으며, 발효조의 상단, 중단, 하단에서 샘플을 취채하여 고성능액체크로마토그래피(HPLC) 및 가스 크로마토그래피-질량 분석(GC/MS)을 사용하여 유기산 및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분석했다.

또한 커피의 관능적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관능 분석도 진행했다.

큐-그레이더(Q-grader)가 스페셜티커피협회(SCA)의 커핑 방법에 의해 평가한 결과 발효시킨 모든 커피가 84점을 받았다.

향미의 복합성과 강도에서는 48시간과 72시간 발효시킨 커피가 24시간 발효시킨 커피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최근 유행하고 있는 무산소 발효 커피는 기존의 커피생두 가공 방식보다 좀 더 풍부한 향미를 생성하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다만, 커피를 발효시킬 때 발효조에서 교반을 일으킬 경우 어떤한 변화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조금 더 필요해 보인다.

이와 같은 무산소 발효 커피의 발효 조건들에 대한 연구가 더욱 이루어 진다면 소비자들에게 개성적이고 풍성한 향미를 지닌 커피를 더 많이 제공해줄 수 있는 순기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문상윤

세종충청취재본부 문상윤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