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반발로 사직서를 제출한 광주·전남 병원 전공의들의 결근 등 단체행동이 지속되면서 우려됐던 의료공백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20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이자 3차 의료기관인 전남대병원 근무 전공의(레지던트·인턴) 319명 중 76.8%인 24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 중 본원에서만 135명이 현재까지 결근하며 진료 업무를 중단했다. 2차 의료기관인 분원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도 전공의 4명이 출근하지 않았다.
조선대병원에서는 전체 전공의 142명 중 사직서를 낸 108명(레지던트 77명·인턴 31명)이 모두 진료 거부에 동참했다. 아직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전공의 중에서도 일부는 승인 없이 연가 신청을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지역 내 2차 의료기관인 광주기독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 39명 가운데 사직 의사를 밝힌 31명도 모두 결근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광주 주요 의료기관 내 전공의 중 진료 중단에 동참한 수는 278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남 동부권에서 가장 큰 규모인 순천 성가롤로병원에서도 사직서를 낸 전공의 3명과 전남대병원 소속 파견 인턴 6명 등 9명이 일선을 떠났다. 다만 이에 따른 진료 공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전공의 무더기 이탈이 현실화되면서 수술·진료 일정 차질은 불가피해졌다. 이에 각급 병원은 비상 진료 체계를 운영한다.
전남대병원은 근무 이탈이 없는 전문의, 전임의, 임상교수와 진료 보조 간호사(PA)를 중심으로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조선대병원은 응급실과 각 병동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외래 진료 중인 전문의들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또 기존 진료 예약 환자만 접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처음 병원을 찾은 신규 환자는 원무과 진료 예약만 진행하고 돌려보내거나 1·2차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복지부는 원칙적인 대응을 고수하며 행정 처분에 나섰다. 이날 오전 대책반을 급파해 3차 의료기관인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에서 사직 또는 결근한 전공의들에게 업무 복귀 명령 통보를 했다. 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 추가 행정 처분도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은 진료 거부 전공의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되면 엄정 수사키로 했다.
의과대학도 술렁이고 있다. 동맹 휴학을 결의한 전남대·조선대 의대 학생들의 개인 단위로 휴학을 신청하고 있다. 각 대학은 일단 휴학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고 담당 교수 등을 통해 설득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당분간은 외래 진료·당직 근무 일정을 조율한 대로 운영한다면 공백을 최소화할 수는 있다. 그러나 병원을 지키고 있는 인력까지 한계에 봉착하면 의료대란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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