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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면 물바다, 낮에는 일조권 침해"…익산 송학동 신영마을의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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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면 물바다, 낮에는 일조권 침해"…익산 송학동 신영마을의 '절망'

박철원 시의원 "문제도 파악 못해"…익산시 "용역 시행 중"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3면이 둘러싸여 호우 때마다 물이 무릎까지 차오르고 낮에도 햇볕을 보기 힘든 저대지 마을 주민들이 폭우 시 물난리 걱정과 일조권 침해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전북 익산시 송학동의 신영마을은 40여년 전에 마을이 형성돼 지금은 100여 가구에 2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주변 지역에 비해 지대가 1~2m가량 낮은 이 마을은 9년 전부터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들어서기 시작하며 사실상 3면이 아파트로 둘러쌓여 있다.

▲3면이 아파트단지로 둘러싸여 있는 익산시 송학동 신영마을은 상습 침수지대이다. 중간의 저지대 단독주택들이 신영마을이다. ⓒ프레시안

주민들은 이로 인해 하루에 한두 시간 정도만 햇볕을 쬘 수 있는 등 일조권 침해가 심해 과일농사는 커녕 빨래 건조조차 힘들다며 직·간접적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선 이후 폭우가 30분가량만 쏟아져도 마을이 온통 물바다로 변하는 등 심각한 침수피해를 입고 있다.

23일 오후 2시 신영마을 바로 뒤쪽에는 폭 60cm 정도의 좁은 수로가 물을 반쯤 머금은 상태에서 위태롭게 놓여 있었다. 물길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고, 관로조차 없어 집중호우 시 삽시간에 인근 논밭과 도로로 곧바로 범람할 위험이 큰 실정이다.

올해 7월 집중호우 때에도 좁은 물길이 주변 고지대에서 한꺼번에 몰려온 빗물을 감당하지 못해 순식간에 마을과 인근 도로, 논밭을 집어 삼키는 등 물바다로 돌변했다.

주민들은 "10년 전부터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해를 볼 수 없는 '그늘 속의 마을'로 전락했다"며 "여기다 마을의 우수관로마저 정비돼 있지 않아 갈수록 침수가 자주 발생하고 그 피해도 심각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주민들은 "겨울비만 내려도 주변의 모든 물이 저지대에 있는 마을로 쏠리게 된다"며 "하루라도 빨리 수로를 넓히고 대형 관로를 심어 물길을 확 터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마을에서 40여년 살았다는 김선숙 통장은 "마을의 100세대 대부분이 70세 이상 된 고령의 어르신인데 올 여름 폭우 때 물이 넘쳐 곤역을 치르셨다"며 "집 안에 물이 허리까지 차오른 경우도 있어 고통과 상실감이 컸다"고 덧붙였다.

김선숙 통장은 "물길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중간중간에 수풀로 막힌 모습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며 "행정에서 하루빨리 예산을 세워 수로를 넓히고 준설 작업과 함께 대형 관로를 심어야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익산시 송학동 일대 하수관로 정비 용역은 한 달 전인 올 11월에 시작된 상태로, 용역 후 정비사업까지 이뤄지려면 앞으로 최소 2년이 더 필요한 실정이다.

▲정비되지 않은 수로, 비만 오면 주변의 모든 빗물이 수로에 한꺼번에 몰려 물난리가 발생한다. ⓒ프레시안

이 상황에서 인근 대단지 아파트가 내년 10월에 완공돼 입주를 시작할 것으로 보여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한 내년 집중호우 시 신영마을의 침수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익산시는 이와 관련 "신영마을 인근의 우수관은 처리용량이 작고 만경강 수로와 연결된 배출구 부분은 정비가 되지 않은 토사수로인 상황"이라며 "우수량 증가에 따른 역류로 침수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시는 "현재 송학동 침수피해 해결을 위한 하수도 정비용역이 시행 중으로 관련 용역 결과에 따라 정비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철원 익산시의원(송학·모현동)은 "신영마을 침수피해는 근본적으로 우수관 정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고작 30분 정도의 집중호우에도 침수피해가 발생되는 상황에서 뚜렷한 해결책은 고사하고 원인 파악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철원 의원은 또 "이런 상황에서 신축 아파트의 우수관로를 아무런 대책 없이 신영마을 우수관으로 연결하는 설계는 매우 잘못된 판단"이라며 "공사 초기부터 관련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익산시 행정의 잘못"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신영마을 김선숙 통장이 수로 정비가 시급하다며 정비 되지 않은 물길을 가르키고 있다. ⓒ프레시안

박 의원은 "지금이라도 당장 만경강 수로와 연결되어 있는 토사수로 정비 등 대책을 마련해 주민들의 불안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침수피해 방지 마련 대책을 촉구했다.

박철원 의원은 주민들의 고통 호소가 심해지자 지난주에 '송학동 신영마을 침수피해 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간담회'를 개최하고 의견수렴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익산시는 이와 관련 "아파트 준공전에 신영마을 침수피해 대책 마련을 위해 현장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파트 공사현장의 한 관계자는 "신영마을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제가 발생하는 만경강 수로와 연결되어 있는 토사수로 준설공사와 함께 익산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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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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