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거주하던 70대 월남전 참전용사가 숨진 지 열흘 가량 지나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5일 광주 북부경찰서와 광주 북구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5시51분께 광주 북구 한 주택에서 참전용사 A씨(70)가 숨진 채 발견됐다.
월남전 참전용사였던 A씨는 지난 2011년 12월 아내와 일찍히 사별한 뒤 자녀들과 떨어져 지내왔다.
오랜 시간을 홀로 지내온 A씨는 월남전 참전으로 생긴 고엽제 후유증과 동맹경화 등 각종 성인병으로 인해 몸 구석구석에서 통증이 계속돼 왔다.
각종 질병 등으로 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생필품, 음식 등을 위해서만 잠깐 외출하는 게 전부였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2명의 자녀가 있었지만 평소 자주 연락을 주고받지 않아 건강을 챙기는 사람도 없었다.
해당 지자체인 광주 북구청에서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A씨를 위해 수차례 해당 집을 방문해 독거 가구 조사, 관리 대상 지원 등을 권유했다.
하지만 A씨는 완강히 거절했다.
A씨에게 나오는 국민연금, 기초연금, 월남전 참전 명예수당(고엽제 후유의증 5만원)으로 받는 금액은 약 120만원으로 확인됐다. 또한 거주하는 주택의 소유주로 세입자에게 월세를 받고 있었다.
경제적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던 A씨는 지자체의 도움을 거절했고, 지방자치단체 복지시스템에 포함돼 있지 않아 강제로 독거노인 지원을 할 수 없었던 지자체는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보훈처가 독거세대 참전 유공자들에게 재가보훈실무관이 집을 방문해 가사지원, 건강관리를 도우며 모니터링하는 방문요양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본인이 직접 신청을 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이마저도 제외됐다.
결국 고엽제 후유증과 각종 성인병이 심해진 A씨는 집에서 홀로 죽음을 맞이했다.
지자체는 A씨가 지난 1일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평소 자녀들과도 교류가 없었던 A씨의 사망 소식은 어느 누구도 알 수 없었고, 부패가 심해지면서 "윗집에서 심한 악취가 난다"는 세입자의 신고로 발견됐다.
2층에 사는 세입자가 1층에 사는 집주인 A씨에게 지난 9일부터 연락을 시도했음에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A씨에게 지병이 있었고, 별다른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은 만큼 조만간 내사 종결할 예정이다.
광주 북구청은 본인들이 원하지 않았어도 사회복지사 등을 통해 도움을 줬어야 했다는 늦은 후회를 했다.
A씨도 지자체와 해당 주민센터 관계자들이 집에 찾아오면 "걱정하지 마라"는 모습을 보여, 일손 바쁜 센터에서도 그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는 해명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관할 주민센터에서 질병, 장애, 사회적 고립 등으로 건강과 안전이 우려되는 독거노인들에게 우유나 두유를 배달해 2일 이상 방치되는지 여부를 살펴 고독사를 예방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당사자가 이를 거부하면 지자체는 방도가 없다"며 "본인이 원치 않아도 지속적인 방문과 지원 방책 등을 마련하지 못해 지자체 측에서도 안타까운 마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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