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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선택 "40년 노동운동 실패…'정규직화' 대신 '괜찮은 자회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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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선택 "40년 노동운동 실패…'정규직화' 대신 '괜찮은 자회사'로"

"노조 탄압 尹정부, 노조에 말 못하는 진보정당 모두 틀렸다"

제3지대 연합을 표방하며 정의당 의견그룹 '세번째권력'과 통합한 '새로운선택'(창당준비위원장 금태섭)이 산업별 임금교섭 정착과 직무형 임금체계 확장 등을 골자로 하는 노동 정책을 제시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대신 '괜찮은 자회사' 모델로 가자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들은 "진영 논리의 틈바구니에서 노동 구조는 이중화되었고 노동자의 삶은 질식당하고 있다"며 "양당 정치와 마찬가지로 진영 논리에 빠진 기존 보수와 진보의 노동관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선언했다.

새로운선택의 조성주 공동운영위원장과 정호희 사무총장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탄압으로 결사의 자유를 위협하는 윤석열 정부도, 조합원 자녀 우선채용이나 임금 조정 없는 정년 연장을 요구하는 일부 노동조합의 행태에 말 한마디 하지 못하는 진보정당도 모두 틀렸다"면서 정의당 등 기존 진보 정당에 대해 "결정적이고 중요한 순간에는 기존 노동운동의 이해관계를 벗어나는 판단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새로운 선택은 불평등의 원인이 더 이상 사용자나 기업의 초과이윤 때문만이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소득 상위 10%에 양대노총의 주요 사업장 노동자들이 포함된 지 오래"라고 했다. 이들은 "정규직·대기업·공공부문의 1차 노동시장과 비정규직·중소기업의 2차 노동시장 사이의 격차를 해소하지 못하면, 제아무리 기업으로부터 재분배를 이뤄낸다고 해도 사회 전체의 불평등을 극복할 수 없다"며 노동시장 내 격차 해소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운동 밖의 노동'에 주목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선택은 일터에서 자신의 조직이 없는 이들에게 사실상 제3노총의 역할을 하는 정당이 되어, 일하는 평범한 시민을 대표하고 우리 시대에 필요한 평등을 창조하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3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이들은 먼저 기업별 교섭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산업별 임금 교섭을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들은 "고도성장 시기 전투적 노동운동이 추구했던 기업별 임금 극대화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장기 저성장 시대에는 '보통의 임금' 즉 중위임금을 올리는 성숙한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기존의 기업별 교섭은 단계적으로 폐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를 위해 "산업별 임금교섭은 실질화하도록 노조법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다음으로는 "고도 성장과 산업화 시대에 장기근속에 유도한 연공서열 임금체계는 일부 1차 노동시장에만 적용되고 있다"면서 "저성장 산업 전환 시대에 맞는 성과 보상체계인 직무형 임금체계로 전환하여 동일노동·동일임금 원리를 실현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비정규직 정규직화 대신 '괜찮은 자회사' 모델을 만들겠다"면서 "정당한 보상체계가 작동하는 '괜찮은 자회사' 모델로 현장의 갈등은 줄이고, 업무의 효율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노동 유연화를 받아들이는 대신, 정규직이 아니어도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를 제공하는 모델로 가겠다는 것이다.

호봉제 대신 직무급제를 도입하는 것이나, 고용형태의 유연화 모두 기존 노동계나 진보진영에서는 우려와 비판의 대상으로 봐왔던 것인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정 사무총장은 이날 회견 취지와 관련 "저는 노동운동을 학생운동까지 포함해 40년 정도 했는데, 나의 노동운동은 실패했다"면서 "지금도 노조 울타리 밖 노동자들의 삶은 딱히 나아지지 않았지만 노동운동은 여전히 나은 깃발을 움켜쥐고 있다"고 했다.

정 사무총장은 "가장 큰 문제는 노동운동이 거대 양당 진영 정치의 틈바구니에서 자주성을 잃고 특정 정치 진영의 하부 구조로 하청 계열화된 것"이라며 "노동계가 그토록 염원하던 노란봉투법은 민주당이 180석 거대 집권여당 시절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정권이 바뀌니 봇물 터지듯 입법안을 들이밀었고, 일몰제로 시행하는 화물연대 안전운임제는 아무 대책 없이 방치해서 사실상 파업을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 해방이든 노동 존중이든 노동계가 자기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특정 정치 세력이 연합하고 편승한 결과"라며 "새로운선택은 미래 세대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노동 정책을 제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 위원장은 "오랜 소신이 있다. 진보정당은 노동자만 대변하고 보수 정당은 기업만 대변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진보정당은 노동을 설득할 수 있어야 되고 보수 정당은 기업을 설득할 수 있어야 사회는 진보하고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희 새로운선택이 어떻게 성숙한 노동을 대표하려는지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새로운선택과 노동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류 의원, 정호희 사무총장, 조성주 공동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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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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