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저출산 속도가 갈수록 빨라져 2072년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왔다. 지난해 25만 명이던 출생아 수는 2072년에 16만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합계출산율은 0.6명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최악의 경우 0.6명 선도 깨질 가능성이 제시됐다.
생산가능연령대가 크게 줄어듦에 따라 2072년에는 생산연령 100명이 119명을 부양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총부양비 부담이 가장 큰 국가가 될 것으로 나타났다.
2072년 한국 인구, 3622만 명으로 감소…출산율 0.6명대까지 추락
14일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래인구추계'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서 통계청은 출생·사망·국제이동에 따른 인구 변동 수준을 중위·고위·저위로 각각 설정해 총 31개의 장래인구추계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인구 변동 요인별 시나리오 27개에 외국인 정책 변화, 코로나19 영향 등 4가지 특별 시나리오가 제시됐다.
그 결과 중위 추계 시나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5167만 명이던 한국 인구는 내년 5175만 명까지 증가한 후 차차 감소해 2030년에는 5131만 명으로, 2027년에는 3622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3600여만 명의 인구는 1977년 수준이다.
이 같은 전망은 올해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감소한 후 2025년에는 0.65명까지 떨어진 후 차차 회복해 2036년에 1명을 넘고(1.02명) 2072년에는 1.08명이 되리라는 관측 하에 이뤄졌다.
내년 출산율이 0.70명까지 떨어진 후 차차 증가해 2031년에는 1명을 넘고(1.03명), 2072년에는 1.34명까지 증가하리라는 고위 가정 하에서 한국 인구는 2038년 5248만 명까지 증가한 후 인구 감소가 지속돼 2072년에는 4282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1990년 한국 인구 수준이다.
가장 비관적인 가정으로 통계청은 2026년 출산율이 0.59명까지 떨어진 후 2072년에도 0.82명에 그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 결과 한국 인구는 내년부터 연평균 19만 명씩 줄어들어 2033년에는 4981만 명이 되고 2072년에는 3017만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1967년 한국 인구 수준이다.
이런 추계 결과는 2021년 통계청이 발표한 추계 시나리오보다 더 비관적이다. 당시 중위 시나리오에서 출산율은 내년에 0.70명까지 떨어져 저점을 찍고 2025년부터는 반등하리라고 예상됐다.
이처럼 인구가 줄어듦에 따라 2025년 이후 향후 10년간 인구성장률은 연평균 -0.1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 가속도가 붙어 2072년이면 -1.31%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연간 출생아 16만 명으로 급감
통계청은 지난해 25만 명이던 연간 출생아 수가 차차 감소해 2025년에는 22만 명이 되고 2072년에는 16만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긍정적인 전망치로 2072년 출생아 수가 26만 명으로 제시됐다. 가장 비관적일 경우 연간 출생아 수가 9만 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사망자 수는 해가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36만 명이던 연간 사망자 수는 2029년 40만 명을 넘어서고 2072년에는 69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고위 추계에서는 2072년 72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제시됐다. 저위 추계로는 66만 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만 명이던 인구 자연증가(출생아수-사망자수) 규모는 2040년 -27만 명이 되고 2072년에는 -53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고위 추계로는 2040년 -18만 명, 2072년 -47만 명이, 저위 추계로는 같은 기간 각각 -37만 명, -58만 명이 제시됐다.
이번 시나리오에서 국제이동에 의해 유입되는 인구 규모는 2024년 이후 6만 명 수준일 것으로 가정했다. 고위 추계로는 2072년 11만 명이, 저위 추계로는 1만 명이 각각 예측됐다.
생산연령인구, 2072년에는 절반 수준으로 감소
급격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따라 특히 국가 경제의 핵심인 15~64세 생산연령인구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통계청 시나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 총인구의 71.1%(3674만 명)를 차지한 생산연령인구가 2072년에는 45.8%로 떨어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생산연령인구는 2030년 3417만 명으로 감소한 후 2072년에는 1658만 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지난해 898만 명(총인구의 17.4%)인 고령인구는 2030년 1298만 명으로 증가하고 2072년에는 지난해 고령인구의 두 배에 가까운 1727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총인구에서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72년 거의 절반인 47.7%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592만 명이던 70세 이상 고령인구는 2033년에 1000만 명을 넘어서고 2072년에는 1474만 명(총인구의 40.7%)까지 불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0~14세 유소년인구는 지난해 595만 명에서 2072년에는 238만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총인구에서 유소년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1.5%에서 6.6%까지 떨어지게 됐다.
따라서 지난해에는 고령인구가 유소년인구의 1.5배 수준이었으나 2072년에는 7.3배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6~21세 학령인구는 지난해 750만 명에서 2040년에는 절반 수준인 337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더 세부적으로 나눠 보면 지난해 270만 명이던 6~11세 초등학교 학령인구는 2040년이면 그 절반 수준인 156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중학교 학령인구(12~14세)는 지난해 137만 명에서 2040년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68만 명이 되고, 고등학교 학령인구(15~17세)는 같은 기간 132만 명에서 69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대학진학을 앞둔 18세 인구는 지난해 48만 명에서 2040년에는 26만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18~21세 대학교 학령인구는 지난해 210만 명이었으나 2040년에는 119만 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19~34세 청년인구 비중도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 연령대 청년인구는 1061만 명이었으나 2040년이면 339만 명까지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 차차 회복하지만 2072년에도 450만 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한국의 인구피라미드는 현재 30~50대가 두꺼운 항아리형에서 60세 이상 고령층이 많은 역삼각형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인구 100명이 유소년·노인 119명 부양
인구 고령화에 따라 지난해 기준 44.9세인 한국의 중위연령은 2031년 50세를, 2056년에는 60세를 넘기고 2072년 63.4세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2072년 한국의 전체 인구를 나이 순으로 세우면 정중앙의 나이가 환갑을 넘긴 나이가 된다는 뜻이다.
한국의 중위연령은 1976년 20세를 넘겼고 1997년에는 30세를, 2014년에는 40세를 넘겼다.
이처럼 고령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생산연령인구의 부양 부담은 급격히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할 유소년과 고령인구의 합인 총부양비는 지난해 40.6명이었으나 2058년에는 100명을 넘어서고 2072년에는 118.5명까지 증가했다.
유소년부양비는 지난해 16.2명이었으나 유소년인구가 급감함에 따라 2033년 11.5명까지 낮아진 후 차차 반등해 2072년에는 14.3명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지난해 24.4명이던 노년부양비는 2036년 50명을 넘고 2072년에는 104.2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유소년인구 100명당 고령인구를 나타내는 노령화지수는 지난해 151.0명에서 2030년에는 312.0명, 2050년에는 504.0명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2050년에는 고령인구가 유소년의 5배 이상에 달할 것이라는 뜻이다.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지난해 71.1%에 달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던 한국의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2072년 45.8%까지 떨어져 가장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지난해 17.4%로 OECD 평균보다 낮았던 한국의 고령인구 비중은 2072년 47.7%가 되면서 가장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역시 지난해 OECD 국가 중 가장 낮았던 한국의 총부양비(40.6명)는 2072년 가장 높은 수준(118.5명)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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