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태평양전쟁에 강제 동원됐다가 숨진 희생자 고(故) 최병연 씨의 유해가 8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행정안전부는 4일 오후 전남 영광군 영광문화예술의전당에서 강제동원 희생자인 최씨의 유해봉환 추도식을 열었다.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된 최씨는 1943년 태평양 타라와섬(현 키리바시공화국의 수도)에서 벌어진 타라와 전투 때 희생됐다.
추도식에는 정부를 대표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가족·영광군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이국땅에서 숨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 장관은 추도사에서 "긴 세월 고인의 생사를 몰라 애태운 유족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아직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 분들이 많은데 정부는 마지막 한 분까지 봉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유족의 슬픔을 보듬을 수 있도록 강제 동원 희생자들에 대한 위령 사업·조사 연구도 지속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씨의 유해는 전날 오후 6시 30분 인천 국제공항으로 봉환됐다.
코로나19 확산 등을 이유로 타라와가 있는 남태평양의 키리바시공화국에서 돌아오지 못하다가 지난 9월 미국 국방성에 의해 하와이로 옮겨졌다.
타라와 전투에서 사망한 한국인은 정부의 유전자(DNA) 대조 작업 결과 현재까지 1천117명으로 파악됐지만 신원이 확인된 경우는 최씨 유해가 유일하다.
전남 영광에는 최씨 유족이 거주하며, 영광군 홍농읍 선산에 최씨의 가묘가 마련돼 이날 추도식 후 유해가 안장됐다.
징용 피해자 지원단체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추도식 전 기자회견을 열고 "유해가 봉환으나 일본 정부 관계자는 추도사 한장 보내지 않았다"며 "하루빨리 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사죄하고 배상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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