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지방해양수산청(이하 해수청)이 지역 유관기관과 사전협의한 사안을 책임자의 인사이동을 핑계로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지역 발전의 저해는 물론, 행정의 연속성을 파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프레시안>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경기 평택시는 지난 2016년 해수청과 협의해 서해대교 주변 항만친수시설 개발을 추진했다.
최초 해수청과 시는 서해대교 하부 부지에 친수공간 조성을 추진했다.
시는 4억2000만 원 상당의 예산을 투입해 설계용역을 진행했지만, 해당 사업 대상지가 안전 등 문제가 야기되자 해수청의 요청으로 시는 현재의 국제여객터미널 배후부지 일원 등으로 친수공간 부지를 변경했다.
시는 또 2020년 3월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부지 10만5600㎡와 신 국제여객터미널 배후부지 7만1500㎡에 대한 개발계획 수립 용역도 계획했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2020년 3월 27일 해수청에 △과업수행기간 △목적 △범위 △주요 내용이 담긴 과업지시서 등을 포함한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주변 개발계획 수립 용역 추진' 관련 공문을 발송했다.
이후 해수청은 같은 해 4월 8일 '항만친수시설 조성 및 관리지침(해양수산부 예규 제 68호)에 따라 과업추진 필요하다는 의견과 '현 국제여객 터미널부지는 선석 활용 등 항만운영과 연계된 친수시설로, 신 국제여객터미널 배후부지는 국제여객터미널 운영과 연계될 수 있는 공간으로 개발될 수 있도로 계획 수립 필요'하다는 의견을 회신했다.
시가 발송한 공문에 포함된 과업지시서에 대해서는 '일반사항에 대하여는 별도의 의견이 없음'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시는 평택항 친수공간 개발의 관리청인 해수청에 공문을 통해 사전 협의를 거치며 개발계획 수립용역을 진행했다.
그러나 해수청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시가 사전 통보도 없이 '일방적인 용역'을 추진했다"고 주장하며 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실제 해수청장은 지난 10월 18일 평택시청에서 진행된 행정협력회에서 '평택시가 친수공간 개발 계획 수립 용역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이후 결과보고회에 참석 요청이 있어 당황스러웠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이와 관련해 시를 비롯한 항만업계에서는 해수청 담당자가 바뀔 때 마다 입장을 바꾸는 일이 비일비재한 점을 지적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항만관련 시민단체 한 회원은 "해수청은 정부에서 수년간 노력해 발표한 '항만기본계획' 등에 담긴 사업을 빈대떡 뒤 집듯 바꾸고 있다"며 "친수공간 조성 부지만 해도 이미 수차례 변경되는 과정에서도 담당자마다 입장이 뒤 바뀌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알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 뿐만이 아니라 신 국제여객터미널 설계 및 운영 등과 관련해서도 해수청 담당자의 생각 변화는 수 년간 함께 해온 시민들을 실망시켜 왔고, 이제 놀랍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변혜중 평택지방해양수산청장은 "업무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모든 서류를 확인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담당자 마다 입장이 바뀌는 것이 아닌, '공익에 대한 가치 판단'의 일환으로 평택항에 공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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