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광주공장 협력업체에서 일하던 작업자가 지게차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지역사회가 뒤숭숭하다.
참사를 당한 작업자 주변 동료들은 이번 사고가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예견된 '인재'라고 증언한다.
8일 광주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44분께 광주 북구 자동차 부품 A제조업체에서 직원 B씨(49)가 지게차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동료들이 다른 지게차로 사고 차량을 들어 올려 B씨를 구하려 했지만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B씨는 심정지 상태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고용노동부는 전날 사고가 발생한 공장으로 근로감독관을 현장에 파견해 사고 경위를 확인하고 작업 중지 조치를 내렸다.
주변 동료들은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예견된 '인재'라며 사고 당시를 설명했다.
광주 북구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작업자 C동료는 "사고가 발생한 날 B씨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들을 검토‧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며 "바로 옆에서는 기아자동차에 납품하는 자제를 지게차로 옮기는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시야를 확보하지 못할 정도로 짐을 실어 나르다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게차 작업자는 시야가 확보될 만큼만 자제를 실어야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작업이 지체돼 대부분 작업자들이 규정을 어겨가며 짐을 많이 실어나른다"며 "사고 당시에도 지게차가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감으로 운전해 B씨가 밑에 깔려도 인지하지 못하고 계속 운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작업자 D씨도 "당시에 다른 작업들로 인한 큰 소리로 지게차의 경고음은 들리지 않았고 주변 안전을 위한 신호수도 없었다"라며 "2.5t의 지게차에 깔린 B씨를 위해 더 큰 지게차로 사고 차량을 들어올렸지만 이미 의식을 잃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게차가 360도 돌면서 짐을 싣고 내리게 할 수 있게 돼 있어 원래도 위험한 작업이다. '당연히 사람이 안나오겠지'라고 생각하고 운전을 할 수 밖에 없다"며 "협소한 공간으로 보행자가 다닐 수 있는 안전통로도 없어 사망사고 말고도 다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 이번 사고도 예견된 사고였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안전불감증에 따른 지게차 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철저한 지도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관계자는 "지게차 운전에 있어서는 그 작업 상황에 따라서 옆에서 봐주는 신호수가 좀 필요하지만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아서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3톤 이하 지게차를 운전할 때는 일정 교육 시간만 이수하면 운전할 수 있어서 교육을 이수하지 않거나 면허가 없는 작업자에게 운전을 시키는 경우도 있어 사고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지게차 안전사고에 따른 사망 재해는 광주 4건·전남 3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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