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주차된 다른 사람의 차를 훔쳐탄 전직 경찰관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5단독 김효진 부장판사는 19일 절도 혐의로 기소된 50대 전직 경찰관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4월 21일 광주 북구 용봉동에서 다른 사람 소유의 SUV를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A씨가 탑승한 차량은 문이 열려 있었고, 내부에는 차키가 있었다.
차량이 없어진 것을 확인한 차주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A씨의 범죄 행위가 들통났다.
A씨는 자신의 차량으로 오인해 운전했고, 사건 당시 만취해 기억이 끊기는 '블랙아웃'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 소유의 차량과 훔쳐 탄 차량의 차종이 전혀 다른 점 등을 들어 절도 고의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술에 취해 기억을 못 하는 것만으로 블랙아웃 상태였다고 할 수도 없다"며 "다만 피고인이 30년 이상 경찰관으로서 성실하게 근무했고,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A씨의 음주 사실을 확인했으나, 시간이 지나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이 불가해 도로교통법(음주운전)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직후 A씨를 직위해제한 뒤 징계심의위원회를 거쳐 해임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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