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FT "경제전문가 90%, 美 기준금리 추가 인상…내년 3분기 이후 금리 인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FT "경제전문가 90%, 美 기준금리 추가 인상…내년 3분기 이후 금리 인하"

유럽서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 버려라" 경고…한은에 압력 거세질 것

다시금 시작된 글로벌 물가 상승세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지면서 세계 중앙정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외신 설문조사 결과 경제학자 열명 중 아홉 명이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보는 가운데, 내년도 미국 연방 기준금리가 최대 6%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유럽 역시 같은 분위기다. 다시금 유동성장세를 바라는 금융시장 참가자들에게 현실을 직시하라는 냉정한 지적이 재차 나왔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이하 FT)는 40여 명의 세계 주요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미국 연방준비은행(Fed,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자의 82.5%가 연준이 현 기준금리 5.25~5.5%에서 금리 상단 5.75% 혹은 6.00%까지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응답률은 6월 조사 당시 67.0%에서 15.5%포인트 오른 결과다.

더 구체적으로 응답자 47.5%는 내년 기준금리 상단이 5.5~5.75%일 것으로 봤고, 35.0%는 5.75~6.00%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7.5%는 내년 중 연방 기준금리가 6%를 넘어설 정도로 크게 인상되리라고 내다봤다. 5.5% 이하, 즉 현 수준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되거나 인하될 것으로 본 경제학자는 10%에 불과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경제학자 10명 중 9명이 배팅하고 10명 중 1명 만이 기준금리 동결 혹은 인하를 예상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9월 응답자의 82.5%가 내년도 미 연방준비은행(Fed, 연준)의 기준금리 상단이 5.5~6.0%에서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응답률은 6월 조사 67.0%에서 15.5%포인트 오른 것이다.ⓒFinancial Times 기사 본문서 캡처

<FT>는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이는 2024년까지 (연준이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 금융시장의 분위기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며 "응답자들은 일단 금리가 최고조에 달하면 연준이 꽤 오랫동안 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에 압도적으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현 시장 기대보다 연방 기준금리가 더 높이 올라가 형성되며, 상단을 찍은 후에도 상당 기간 그 수준을 유지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평가라는 소리다.

<FT>는 "설문 응답자의 약 60%가 (연준 기준금리의) 첫 인하는 내년 3분기 또는 그 이후에나 이뤄질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같은 응답률은 "기존 6월 조사 결과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고 <FT>는 강조했다. 고금리 시대가 시장 예상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럽에서도 금융시장 관계자를 대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가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라트비아 중앙은행 총재인 마르틴스 카작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회 위원은 17일(현지시간)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열린 유럽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해 "시장은 ECB가 기준 금리 인하에 조만간 나서리라는 기대를 접어야 한다"며 "(물가상승률이) 꾸준히 목표치를 '크게' 밑돌 때에야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작스 총재 역시 기준금리 인하 시기는 내년 3분기 이후로 점쳤다. 그는 "내년 봄이나 초여름에 금리가 내려가리라는 기대는 ECB의 거시 시나리오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아직 우리는 (기준금리)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짐에도 금융권은 유동성 장세의 재 도래를 기대하며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꾸준히 논의해 왔다. 그러나 이 때마다 각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버리라고 계속해서 지적해 왔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이 같은 기조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임을 보여준다.

<FT>는 그 핵심 원인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꼽았다.

<FT>는 크리스티안 바우마이스터 노트르담대학 교수를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공급 중단을 결정한 후 에너지 가격 인플레 우려가 커졌다며 "그녀는 (원유) 가격이 더 상승하여 잠재적으로 미래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높이고, 그 결과 기업이 더 큰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로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다가갈 정도로 급상승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SE)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90.7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연중 최고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도 배럴당 93.93 달러를 기록해 연중 최고가를 다시 갈아치웠다.

이 신문은 "조사에 참여한 많은 경제학자들이 세계 최대 경제의 근본적인 모멘텀은 여전히 너무 강하고 인플레이션을 근절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다"며 "응답자의 3분의 1만이 내년 말까지 근원 인플레이션율이 3%를 웃돌 가능성이 '매우' 또는 '어느 정도' 낮다고 생각했다"고 보도했다.

달리 말해 응답자 70% 가까이가 내년 말에도 미국의 근원 인플레이션율이 연준 목표치인 2%를 웃돌 것으로 내다본 셈이다.

다만 이는 한국 상황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 한국은 인플레이션 걱정만 하는 미국과 달리 스테그플레이션을 걱정할 정도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암울하다. 지난달 24일 한국은행은 수정 경제전망 자료를 발표하면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3%에서 2.2%로 0.1%포인트 하향조정했다.

경기 침체 부담과 물가 상승 부담이 동시 압력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한은은 미 연준과 기준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우려를 무릅쓰고 현 동결 기조를 이어가야 할지, 아니면 미 연준을 따라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서야 할지를 두고 기존보다 더 큰 부담에 처하게 됐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식료품점에 쌓인 상품에 가격이 표시돼 있다. ⓒAFP=연합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대희

독자 여러분의 제보는 소중합니다. eday@pressian.com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