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정권'에 맞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자 민주당 텃밭 광주·전남에서도 앞다퉈 단식과 삭발, 천막농성에 1인 시위까지 동조 투쟁에 나서고 있다.
지역에서는 투쟁의 진정성보다는 '눈도장 찍기', '인지도 높이기', '친명 묻어가기' 등 공천권을 쥐고 있는 당 대표에게 잘 보이기 위한 '총선 이벤트'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에 맞서겠다"며 지난달 31일부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가자 광주·전남 총선 예비후보자들도 단식·삭발·천막농성 등 동조 투쟁에 나서고 있다.
첫 단식투쟁은 정진욱 민주당 대표 정무특별보좌관이 시작했다. 내년 총선에서 광주 동남갑 출마를 고려중인 정 특보는 지난 4일부터 5·18 민주광장에서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최영호 전 한전 상임감사는 지난 8일 오전부터 보성군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할 때까지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구에 뜻을 둔 박노원 민주당 부대변인은 지난 9일부터 담양 백동사거리에서 단식 천막을 치고 투쟁에 나선 상태다.
총선 예비후보자들의 삭발식·천막농성·1인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광주 동남을 입후보 예정자인 김성환 전 광주 동구청장은 지난 7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함께, 민주당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고 선언한 후 곧바로 시의회 앞으로 이동해 삭발을 감행했다.
광주 서구갑에 도전하는 김명진 김대중재단 광주 서구지회장은 지난 6일부터 광주 서구 상무지구에서 핵오염수 투기 철회와 윤석열 정권 규탄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이재명 대표의 사즉생 단식이 기폭제가 돼 전국에 국민 저항의 물결로 이어질 것"이라며 1인 피켓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역시 광주 서구갑 출마가 유력시되는 강위원 민주당 대표 특보는 지난 1일부터 국민의힘 광주시당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고, 광주 북구을 출마 예정자인 조현환 더불어민생경제연구소 이사장도 지난 6일부터 광주 양산택지사거리에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광주 서구을 출마가 예상되는 최회용 전 참여자치21 대표는 지난달 말부터 광주 서구 매월동 서부농수산물도매시장 앞에서 오염수 방류 저지 천막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해남·완도·진도에 출마하는 정의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특별보좌역은 지난 11일 오전 해남읍 사거리 앞에 천막농성장을 차리고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이 같은 동조 투쟁에 지역 정가에서는 공천권을 따내기 위한 '총선 이벤트'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지역 한 정치평론가는 "사실상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라는 인식 속에서 내년 총선 공천권을 쥐고 있는 이 대표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어 공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속내가 비춰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기우식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총선 예비후보자들의 전문성·공정성·도덕성·지역발전의 청사진 등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며 "국민들도 소중하고 매서운 한 표로 정치권을 일깨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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