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자의 비위를 감추기 위해 증거를 인멸한 전남 광양시청 공무원들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형사4단독(재판장 조현권)은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기소된 전 광양시청 국장급 A씨(62)에게 벌금 700만원, 현 시청 팀장급 B씨(53)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2021년 광양시 관내 주민자치센터 부지 선정 과정에서 관할 읍사무소 직원들에게 관련 자료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다.
이들은 당시 광양시장 측근의 소유 부지에 주민자치센터가 들어서면 문제가 될 것을 인지하고 상급자의 비위를 감추기 위해 관련 자료를 인멸하기로 공모했다.
이 과정에서 읍사무소 직원에게 "자료는 있어도 없는 거다. 이것을 밝히게 되면 여러 직원이 불려가게 되니까 말하지 말고 조용히 있어라", "주민자치센터 건립 부지 선정과 관련해 컴퓨터에 저장·보관하고 있는 자료는 모두 삭제하라"는 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공무원으로서 상급자의 비위 사실을 감추기 위해 증거인멸을 교사했다"며 "범행의 동기가 불량하나 수법이 매우 단순해 결국 어렵지 않게 적발됐다"고 말했다.
다만 "국가의 사법절차가 크게 방해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피고인들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피고인들은 초범이기도 하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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