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의 22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호남지역의 현역 의원의 인위적 물갈이 폭이 60% 이상 될 것이라는 예단이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2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당내 계파 갈등과 막말 파동,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수사, 김남국 의원의 코인투자 논란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횡보 상태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텃밭인 호남의 정치 혁신을 통해 수도권까지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호남의 정치 혁신은 주로 대대적인 인적 쇄신으로 수렴됐는데 지난 선거 때와 달리 22대 총선을 앞두고는 ‘호남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어 충격요법에 가까운 물갈이가 불가피한 것 아니겠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호남의 민주당 현역의원 물갈이 여론이 50%를 넘어서는 등 민심이 예전과 같지 않은 점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서울경제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6월 26일부터 27일까지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역 물갈이 응답은 52.6%로 나타났으며 호남만의 물갈이 여론은 58.5%로 집계됐다.
광주MBC와 무등일보, 뉴시스 광주전남본부 등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6월 23일부터 이틀 동안 광주전남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16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현 지역구 국회의원과 새로운 인물이 대결한다면 누굴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새로운 인물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58.6%로 집계된 반면 ‘현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투표하겠다’는 답변은 14.4%에 그쳤다.
민주당 중앙당의 직책을 맡고 있는 한 인사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바로 지역의 민심"이라며 "호남의 유권자 10명 중 6명가량이 내년 총선에서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을 바꿔야 한다고 응답한 현실을 어떻게 모른 척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군주(권력자)는 배이고 백성(유권자)은 물이니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또한 배를 뒤집기도 한다'는 고사를 들며 대대적인 물갈이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중앙정치에 밝은 또 다른 인사는 "총선을 9개월가량 남겨둔 시점에서 매번 대폭적인 물갈이 여론이 일었지만 이번엔 그 폭이 심상치 않을 정도로 크다는 점에서 호남에 일대 회오리가 예상된다"며 "60% 이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고 전했다.
때 이른 물갈이 전망 속에서 호남 정계복귀를 준비하는 '올드보이'들의 귀환 여부도 귀추가 주목된다. 호남을 대변할 민주당 내 중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과 신진세력의 기대 이하 활동 등이 대폭적인 물갈이 여론과 맞물려 '올드보이'의 귀환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호남의 높은 인물교체 여론이 올드보이의 귀환으로 등식화될 지에 대해선 아직도 미지수라는 지적이 적잖은 실정이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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