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주시와 동두천시가 국제 스피드스케이팅장 유치를 두고 맞붙었다.
서울시 노원구 태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이곳에 있는 스피드스케이팅장이 내년께 철거될 예정인데, 두 자치단체가 이를 대신할 국제 스피드스케이팅장을 서로 유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양주시는 경기장을 곧바로 지을 땅이 있다는 점을, 동두천시는 김동성·차민규 등 국가 대표를 키워낸 원조 빙상 도시라는 점을 내세운다.
30일 양주·동두천시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가 태릉 스피드스케이팅장을 대체할 새 빙상장 부지 선정위원회를 꾸려 다음 달께 시설 유치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양주시는 새 빙상장을 건립할 큰 땅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소유한 회천신도시(고암동 310-2번지) 내 5만1184㎡ 부지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LH와 부지 사용 부분을 협의 중이다. 문체부가 이 땅을 사면 빠른 시일 안에 스케이팅장을 지을 수 있어 선수들에게도 좋다”며 “국내 빙상 선수 60%가 수도권에 사는데, 이 정도 크기의 땅은 수도권에서 양주시에만 있다”고 말했다.
양주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양주 연장과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개통, 전철 7호선 연장 예정 등 교통 접근성도 뛰어나다고 주장한다.
강수현 시장은 “국제 스피드스케이팅장을 유치하면 양주시를 전 세계에 알리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에 양주시의 여러 장점을 적극 알릴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동두천시 포부도 만만치 않다.
과거 동두천은 빙상 도시로 불렸다. 2001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실업 빙상단을 창단했다.
당시 빙상장 하나 없는 열악한 상황에도 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이인식 감독의 지도력 덕에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국가 대표도 꾸준히 배출했다.
2022년 베이징·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스피트 스케이팅 남자 500m 종목에서 은메달을 딴 차민규 선수와 월드 스타 김동성 선수가 모두 동두천시 빙상단 출신이다.
그러다 감독이 정년 퇴직하고, 선수들마저 다른 곳으로 소속을 옮기면서 빙상단은 2019년 해체됐다. <프레시안 2022년 10월27일 보도>
이런 가운데 시는 올해 1월 빙상단을 다시 창단해 초·중·고·대·실업팀으로 이어지는 빙상 유망주 육성 시스템을 가동했다.
이어 지난 26~27일엔 김성원 국회의원과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을 만나 국제 스피드스케이팅장 유치 협조를 요청했다.
다음 달 1일엔 국제 스피드스케이팅장 건립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 보고회를 연다.
박형덕 시장은 “동계 스포츠 스타인 김동성·오세종·최재봉·이주연·주형준·차민규가 동두천에서 배출한 선수다. 동두천이야말로 빙상 원조 도시다”라며 “그런 면에서 국제 스피드스케이팅장 유치 최적지는 동두천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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