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의 한 지역농협이 최근 계약한 땅 매입 문제를 놓고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60억 원에 육박한 땅이 '푹 꺼진 부정형 토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농협 측은 건물을 짓는데 전혀 문제가 없고 인접 토지와 연계해 '부지 정형화'를 추진 중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조합원들은 "계약 이전에 이뤄졌어야 할 사안"이라며 부동산 취득 과정과 실익에 의문을 갖는 분위기다.
10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이천 A농협은 지난달 1일 하나로마트와 지점 건립을 위해 이천시 대월면 사동초교 인근에 위치한 논 5필지 8121㎡(2457평)을 계약했다. 잔금일은 오는 8월 30일이다.
필지별 평당 계약 가격은 230만원부터 361만원 선이며 총 매입 금액은 59억5920만원으로 확인됐다. 현재 공사 중인 4차선 도로에 접해 있고 부지 인근에는 신축 아파트가 건립 중이다.
그런데 해당 부지 전체가 푹 꺼져 있는 부정형 토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지 활용도는 물론 건물을 제대로 앉힐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계약한 땅만 놓고 보면 이들 부지 중간에 박혀 있는 남의 땅 2필지를 추가로 사거나, 이들 땅과 부지 정형화를 해야 그나마 사업부지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한 조합원은 "자칫 토지 추가 매입 시 인접한 땅들이 부르는 게 값이 될 수 있는 상황을 농협 스스로가 자초했다고 본다"며 "일을 왜 거꾸로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못생긴 땅' 매입 논란이 일자 농협 측은 현재 확보된 땅 만으로도 건물을 짓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인접한 토지의 부분 매입이나 교환 등 정형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일부터 저지른 꼴 아니냐"며 "조합원들과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계약을 급히 서두른 이유가 무엇인지 많은 조합원들이 묻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농협은 지난 6월1일 고정투자 심의위원회가 있던 당일 날 해당부지 건에 대한 '가결' 결과가 나오자마자 토지계약을 체결했다.
"너무 급하게 서두른 계약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농협 측은 3년 전부터 하나로마트와 지점 건립을 추진해 왔다며 "그렇게 하지 않고서 부동산을 살 수 있겠냐"라고 반문하면서 "비밀유지상 신속하게 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농협의 땅 매입 소식이 알려지면 매입하고자 한 땅값이 천정부지로 오를 수 있는 상황을 염두했다는 설명이다.
부정형 땅을 비싸게 산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지금은 그 돈(농협이 계약한 토지 금액)을 주고 일대 땅을 못산다. 바로 옆 땅도 300만원에 계약이 됐고, 400~500만원을 주고 산 사람도 있다"며 "사업 추진에 있어 백프로 찬성이 어디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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