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가 윤석열 정부의 최근 집회·시위 강경대응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앰네스티 한국지부는 5일 낸 성명서에서 "최근 윤석열 정부가 천명한 집회·시위에 있어서의 강제해산 조치 및 캡사이신 분사기를 포함한 위해성 경찰 장비 사용 예고 등 '엄정 대처' 방침은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한국 사회는 지난 2015년 집회 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사망한 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건을 통해 평화적 집회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 이유를 확인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앰네스티는 특히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집회에 대해 부과되는 폭넓은 사전 제한을 고려할 때, 국제법상으로는 적법한 여러 집회가 한국에서는 '불법'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집회·시위를 규율하는 국내법 및 관행은 국제인권법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현 정부가 자주 적용하는 신고 미비, 교통방해, 소음, 금지 시간 등의 요소는 (유엔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 규약(ICCPR)' 제21조에서 말하는 '집회 제한의 정당한 사유'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 단체는 "집회·시위에 있어 정부의 가장 우선적 책임은 '불법 집회에 엄정 대응'이 아니라 '평화적 집회의 촉진과 보호'"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주최자가 평화적 의도를 표명했다면 그 집회는 평화적인 것으로 추정돼야 하며, 당국은 집회 관리에 있어 폭력과 물리력 사용을 예상하기보다 평화적 집회 촉진의 개념에 의거한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평화적 집회의 자유는 권리이지 정부의 허가를 얻은 사람만이 누리는 특혜가 아니"라며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시민들이 집회·시위의 자유를 완전히 향유할 수 있도록, 당국이 법과 제도적으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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