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에 무슨 보궐선거라도 있나요?"
이런 말들이 나오기 시작한 건 엄태준 전 경기 이천시장이 자신의 이름이 커다랗게 적힌 '선거점퍼'와 유사한 조끼를 입고 다니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시 되는 엄 전 시장은 지난 4월께부터 더불어민주당을 상징하는 색깔인 파란색 조끼 차림으로 지역 일선 행사장을 찾아 다닌다. 물론 장소와 때는 가린다고 한다.
조끼 앞면과 뒷면에는 '엄태준' 이름이 커다랗게 적혀 있고 그의 직함인 '더불어민주당 이천시지역위원장'과 민주당 로고도 새겨져 있다.
'기호'만 빠진 선거용 조끼와 다름없다보니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이를 두고 지역에선 "벌써 선거철이 됐나" "총선 출마를 결정했나 보네" "사전 선거운동?" "아직 지방선거 잉크도 마르지 않았는데" "결기가 대단하다" 등의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그래서 엄 전 시장에게 '파란색 조끼'를 입고 다니게 된 특별한 배경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다소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어떤 행사장에 참석했는데 (나를) 소개조차 하지 않더라. 생각 끝에 (내 이름이 적힌) 조끼를 입고 다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내빈소개 패싱'을 당한 이후부터 '셀프소개'를 통해서라도 자신의 존재를 알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역 정·관가에선 전직 시장인데다 한 정당의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기에 의전 차원에서 내빈으로 소개하는 하는 것이 당연하단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선거 기간도 아닌데 선거법 위반 소지는 없을까? 이천시 선거관리위원회는 30일 "딱히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엄 전 시장도 자신의 이름이 적힌 파란색 조끼 착용에 대해 "중앙선관위에 문의한 결과 선거법 저촉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아쉽게 재선 도전에 실패한 엄 전 시장은 내년 총선의 유력한 야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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