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월 전부터 세운 계획이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월차까지 내고 온건데 허탈하기만 하네요"
24일 오후 전남 고흥군 영남면 우주발사전망대는 역사적인 '누리호' 발사의 순간을 함께하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수백명의 관람객들은 하루전부터 텐트를 가지고 오거나 캠핑카 등을 이용해 일명 '명당'을 차지하러 온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이날 오후 4시10분께 누리호 발사를 중계하던 전광판에는 "오후 6시24분께로 예정된 누리호 발사가 '통신 문제'로 연기됐다"는 소식이 전달되자,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찼던 현장은 허탈함과 아쉬움으로 정적만이 흘렀다.
한 아이는 아쉬운 마음에 눈물을 훔치고 있었고 그 옆에서 부모님들은 아이를 달래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 보였다. 가족, 연인, 직장인 등 전국에서 모인 관광객들은 아쉬움을 남기고 발길을 돌렸다.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김현수씨(29)는 "여자친구와 월차를 내고 5시간 넘게 운전해 고흥까지 내려왔다"며 "워낙 우주와 관련된 영화를 좋아해 누리호 발사를 보기위한 계획을 몇 개월 전부터 세웠지만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전망대로 향하는 길목과 전망대 벽면 곳곳에 걸려있는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을 기원합니다'라는 현수막들이 무색하기만 했다.
여수에서 우주전망대를 찾은 박종식씨(68)도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 친구들과 술 한 잔하기로 약속했지만, 오늘 연기돼 다음 성공한 뒤 먹기로 약속을 미뤘다"며 "다음 발사 일정이 결정된다면 역사적 현장을 보기 위해서 또 찾을 생각이다"고 발길을 돌렸다.
발사 전에 문제를 발견해서 다행이라는 의견과 다음 발사 성공을 기원하는 응원도 많았다.
광주에서 왔다는 이중재씨(31)는 "광주에서 2시간 반 정도 걸려 온 탓에 많이 아쉽지만, 발사전에 문제를 발견해 다행이다. 무작정 발사를 한다는 건 좋은건 아닌 것 같다"며 "발사 관계자들을 응원하고 다음 발사때는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제주도에서 왔다는 이하늘씨(59·여)도 "우리나라에서 우리발사체를 순수한 우리 기술로 제작해 발사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인 것 같다"며 "멀리서 온 만큼 고흥에서 며칠 더 지내며 발사 성공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오후 4시10분께 나로우주센터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날 오후 6시24분께 예정된 누리호 3차 발사 취소 소식을 알렸다.
25일 발사 가능 여부는 점검 결과에 따라 갈릴 예정이다. 누리호의 발사 예비일은 25일부터 3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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