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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은 도대체 누구의 것입니까?" 광주시의원들, 릴레이 5분 자유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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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은 도대체 누구의 것입니까?" 광주시의원들, 릴레이 5분 자유발언

80년대생 초선 의원 5명…5월 광주에 직접 쓴소리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앞둔 11일 광주시의회에서 5월 광주를 향한 쓴소리가 이어졌다. 

광주시의회에 따르면 제316회 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응답하라! 1980'이라는 주제로 "5·18민주화운동이 반성과 혁신으로 세계화돼야 한다"며 5명의 초선 의원이 릴레이 5분 자유발언에 나섰다.

같은 주제를 두고 다수의 의원들이 릴레이 5분 자유발언을 한 것은 광주시의회가 1991년 개원한 이래 32년 만에 최초 사례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이후 세대인 광주시의회 청년 의원들이 11일 '5·18은 누구의 것인가'를 주제로 릴레이 5분 발언을 하고 있다ⓒ광주시의회

5분 자유발언에 나선 의원은 정다은(북구2), 심창욱(북구5), 채은지(비례), 강수훈(서구1), 이명노(서구3) 의원으로,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초선 의원에 80년대생으로 직접 5‧18을 겪은 세대가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5·18은 물론 한국 민주화운동의 상징곡으로 통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이후 곧바로 릴레이 발언에 나섰다.

이들 의원은  "5·18민주화운동은 우리 광주의 숭고하고 자랑스러운 역사이기에 더욱 계승 발전시켜 미래로!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며, “이를 위해서 광주시와 의회 그리고 5·18 관련 단체가 깊은 성찰을 거쳐 각자의 설립 취지와 목적 그리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 발언대에 선 정다은 의원은 "5월은 누구의 것이냐"는 질문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광주시민이면 누구나 5·18의 상속자'임을 강조한 정 의원은 "누구나 5월을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날 그 자리에 있었던 당사자가 아니면 조용히 해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5‧18을 전국으로, 세계로 확장시키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두 번째 발언에 나선 심창욱 의원은 '망월묘역의 관리'문제와 '5‧18기념재단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날선 비판을 했다.

심 의원은 "5·18 구묘지로 불리는 망월묘역은 광주정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이라며 "하지만 광주시는 관할 부서별로 묘역현황, 묘지 기수, 매장자 표시도 각각 다르다"며 5월을 마주하는 광주시 행정의 무책임함을 문제 삼았다.

이어 '누구를 위한 누구를 위한 5·18기념재단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오월정신을 잘 계승하고 있는지, 그 정신에 기반한 공동체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되어 5·18관련단체 및 행정기관과도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있는지 모든 점에 의문"이라며 재단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세 번째 발언은 채은지 의원이 이어받아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채 의원은 "2015년 기록물 기증 14건 중 8건의 기증 날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기증 13건, 2020년 기증 24건, 위탁 3건은 기록 관리 시스템에 단 1건도 등록되지 않는 결과를 불러왔다"며 기록관의 체계 없는 기록물 수집 시스템을 지적했다.

또한 기록관의 사업수행의 공정성과 타당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시스템 개선 사업을 진행하면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광주시 감사에 지적된 점, 제안 당시 평가 기준에도 없는 점수를 부여해 공정성의 우려를 안긴 점 등을 성토했다.

네 번째 발언은 강수훈 의원이 나섰다.

강 의원은 공법단체인 민주화운동부상자회가 최근 공법단체 이외의 단체인 5·18 행사위원회를 대상으로 5·18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공문을 광주시에 보낸 것에 대해 오월 단체가 갈라지고, 분열되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이어 지난 5년간 투입한 예산에 비해 5‧18 행사의 부실함을 지적하고 기존 민간위탁 방식이 아닌 시나 5·18기념재단이 직영해 예산 집행 운영의 효율성을 꾀하고, 행사의 연속성과 실행력을 담보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마지막 발언에 나선 이명노 의원은 5·18교육관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5·18교육관은 숙박업소입니까?'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통해 "기대와 달리 교육관은 5·18민주화운동의 이름만 빌린 교육관일 뿐, 강의실, 세미나실, 생활관을 담은 대관용 시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그 운영 실태를 실랄하게 비판했다. 

이어 "예산의 90%가 인건비로 구성된 5·18교육관이 본래의 목적인 오월정신을 구현할 교육 및 실천을 구현하기 힘든 것을 이해 한다"면서도 현재 운영 업체 공모 중에 있는 만큼 지금을 운영 정상화의 기회로 삼자고 촉구했다.

5분 발언이 발표된 이후 지역 사회 반응은 뜨거웠다. 의원 5명이 동시에 릴레이 발언을 한 것을 넘어 그 주제와 내용이 그동안 금기시 돼 왔던 5월에 대한 직접적인 문제 제기였기 때문이다.

이날 발언에 대해 광주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할 말을 했다고 생각한다. 모르긴 해도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해왔을 것"이라며 "용기를 낸 젊은 의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이 같은 파격적인 형식과 내용에 대해 "젊은 초선의원들이 두 달여 동안 깊이 고민하고 폭넓게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안다"며 "지역 사회의 파장을 고려해 발표 직전까지 심사숙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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