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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작가' 윤영근 소설가, 소설 '세월을 등에 지고'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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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작가' 윤영근 소설가, 소설 '세월을 등에 지고' 출간

소설속 등장인물 발자취 따라간 '빙의와의 동행'

향토 작가이자 한의사인 윤영근 소설가가 소설집 ‘세월을 등에 지고’를 냈다.

모두 470여 페이지에 이르는 두꺼운 소설집 ‘세월을 등에 지고(신아출판사)’에는 21편의 소설이 담겼다.

그동안 출간한 소설속 등장인물의 발자취를 따라간 '빙의와 동행'이다. 표지 그림과 글씨는 서화가 류영근씨가 보탰다.

▲윤영근 소설가가 소설집 '세월을 등에 지고"를 냈다 ⓒ프레시안

작가는 “낮으로는 환자들을 진료하며 환자들의 아픔을 아파하는 한의사로 살았고, 밤이면 내 소설의 주인공에 빙의되어 살아야 했다”고 썼다.

"가왕 송흥록을 쓸 때는 송흥록으로 살았고, 각설이 타령을 쓸 때는 각설이로 살았다. 그럴 때면 보통학교를 다니면서 등하교 길에 마주쳤던 다리 밑의 각설이 대장이 깡통을 두드리며 부르던 구성진 장타량 한 대목이 귓가에 쟁쟁 울리도 하였다"고 소개했다.

동편제의 시조 송흥록, 국창 이동백, 송만갑, 가야금병창 강정렬, 조선시대 여성문인 김삼의당, 독립지사 백용성 스님, 일본에 끌려간 조선 도공들 등 역사 속 인물부터 현존하는 인물까지 각양각색의 모양의 삶을 소설로 풀어낸다.

이러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소설로 탄생되기 까지, 윤 작가의 유년시절의 이야기가 소설 군데군데 녹여져 있다.

작가는 1938년 남원 사매에서 태어나 일제말기 수탈과 청년들의 징용, 정신대로 끌려가는 모습을 보며 암울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국민학교 시절엔 6.25 폭격으로 학교가 전소돼 창고와 가건물에서 수업을 받다 졸업했다. 중학교 땐 밤이면 빨치산 들이 지서를 습격했고, 무성영화나 서커스단, 창극단 공연 등을 유일한 문화혜택으로 만날 수 있었다.

당시 그의 집 사랑방에 소리꾼과 가객이 자주 드나들었단다. 그래서 임방울, 송만갑, 이화중선 등 명창들의 소리와 얼굴이 또렷한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만났던 인물들은 오랜 세월 그 안에 함께 살면서 소설의 주인공이 되었고, 중학교 재학 중에 국어 선생님으로부터 독서 권유를 받아 도서실에서 많은 소설책을 읽게 되면서 소설가로서 체급을 쌓아갔던 것이다.

작가가 쓴 소설 대부분은 짙은 향토성이 담겨 있다. 그래서 '향토작가'라는 별칭이 붙었다. 소설의 자료가 될 만한 소재거리가 있다고 하면, 달려가 꼼꼼한 취재를 하는 것이 그의 작업의 출발.

'상쇠'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는 소문난 상쇠를 찾아가고, 동편제를 쓰기 위해 전남 고흥까지 보약보따리를 들고 원로 명창을 찾아다녔다. 인물에 대한 정체성을 풀어내기 위해서라도, 그 인물이 살았던 환경, 그 인물이 보았던 풍경, 그 인물이 품었던 자리 등을 모두 자기화시켜야만 글이 나왔던 것이다.

작가는 경희대 한의과대학과 원광대 대학원 한의학과를 졸업한 한의사이기도 하다.

월간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상쇠’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한국예총 남원지회를 창립하고 33년 동안 지부장을, 전북소설가협회 창설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남원항일운동사’, 창작집 ‘상쇠’, 장편소설 ‘동편제’, ‘의열 윤봉길’, ‘각설이의 노래’, ‘유자광전’, ‘아름다운 삶’, ‘독립지사 임철호’, 평설 ‘홍도전’ 등이 있다.

▲윤영근 작가ⓒ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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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용

전북취재본부 임태용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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