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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수백억 투입되는 희망사다리 장학금..."졸업생 수가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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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수백억 투입되는 희망사다리 장학금..."졸업생 수가 이상하다?"

국가장학금 제도, 실제 학업하고자하는 학생에게 돌아가는가 실효성 의구심 제기

재직자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국가장학금 제도에 매년 수백억원이 투입되지만 실제 졸업까지 이어지지 않거나 중간에 학교를 그만두는 사례도 있어 실효성 여부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14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장학재단은 '고졸 후학습자 장학금(희망사다리Ⅱ 유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상은 최종학력이 고등학교 졸업이며 신청 기준 재직 기간이 2년 이상인 자다.

▲ 한국장학재단 본사 전경. ⓒ한국장학재단 제공

해당 유형의 장학금은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곧바로 사회에 뛰어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재직 증명만 할 수 있다면 대학교를 다닐 수 있게 지원해 준다. 대기업의 경우 50% 장학금 지급이지만 중소·중견기업은 100% 지원해준다. 

사실상 재직만 증명되면 대학교를 국가 장학금으로 다닐 수 있는 것이다. 무려 8학기 전체를 지원해 주기 때문에 4년제 대학도 의지만 있다면 졸업할때까지 국가에서 도와준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부산진갑·5선)실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받은 '희망사다리2유형 지원현황'을 보면 지난 2020년 242개 대학 9213명에게 총 391억9233만7022원, 2021년 250개 대학 1만784명 총 424억5774만9570원, 2022년 292개 대학 1만2522명 총 485억4765만656원이 장학금으로 지급됐다.

장학금은 해마다 2020년→2021년 기준 33억원, 2020년→2021년 기준 61억원으로 2년만에 예산이 총 94억원이나 증액됐다.

한국장학재단이 해당 장학금을 받고 자퇴하거나 제적된 학생을 보면 2020년 69명, 2021년 68명, 2022년 76명에 불과했다. 수치상으로는 희망사다리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90% 이상이 학교를 다닌다.

그러나 희망사다리 장학금을 받고 졸업한 수를 보면 2020년 912명, 2021년 1879명으로 늘었으나 2022년에는 1283명으로 줄었다. 4년제 대학을 기준으로 본다면 3년간 장학금 지급 대상자와 졸업자 수가 유사할 수는 없으나 전체 장학금 지급 비율로만 본다면 졸업자 수는 현격히 낮다고 볼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해당 장학금 취지가 재직자의 역량 강화가 목표이기 때문에 졸업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비율 격차에 취재진이 희망사다리 장학금을 받고 있는 일부 대학교에 직접 확인한 결과 한국장학재단이 파악하지 못하는 자퇴 혹은 제적 인원이 발견됐다. 이들은 1학기 혹은 2학기를 전액 장학금을 받고 다녔으나 다음 학기에 등록을 하지 않는 '미등록 제적'으로 학교 측은 파악하고 있었다.

동의대의 경우 해당 장학금을 받고 최근 3년 안에 1학기만 다닌 후 제적 된 학생이 1명, 2학기를 다닌 후 제적된 학생이 1명이었다. 이는 한국장학재단 집계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동명대의 경우 서 의원실에 제출된 통계와 숫자 차이가 상당했다. 서 의원실에 제출된 지원현황을 보면 동명대는 2020년 8명, 2021년 38명, 2022년 49명이 해당 장학금을 받았다. 그런데 졸업생은 2020년 2명, 2021년 2명, 2022년 1명이다.

동명대 측에 확인한 결과 실제 장학금을 지급받은 인원은 2020년 1학기에 신규 6명, 계속 3명이고 2학기에 계속 8명이었다. 2021년에는 1학기 신규 24명, 계속 5명이고 2학기 신규 14명, 계속 21명 등 지급 대상자만 64명이었지만 제출된 지원현황은 해당 년도에 38명에 불과했다.

2022년에는 더 큰 폭으로 차이가 났다. 동명대에서 파악하는 해당 장학금 지급 인원은 그해 1학기 신규 21명, 계속 26명이고 2학기에 신규 11명, 계속 34명으로 총 92명이지만 역시나 집계된 현황은 49명에 그쳤다.

취재진이 교육부와 일부 대학들을 통해 확인한 결과 학기를 마치고 '미등록 제적'이나 '자퇴'한 학생의 경우 한국장학재단 집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학생들은 다시 신규 장학금 그 다음해에 다시 신입생으로 대학교에 들어간다면 신규 장학금 지급 대상자로 선정될 수도 있었다.

희망사다리 2유형 장학금 지급의 신규 조건이 바로 고등학교 졸업에 재직만 증명할 수 있다면 가능하다는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대신 교육부는 현재 신규 장학생으로 선발되는 경우는 2번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육부는 신규 장학생 선정에서 미흡한 점은 있을 수 있으나 과다 지급되는 경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신청 서류상 자퇴 여부는 확인하지 않기 떄문에 해당 사례처럼 하더라도 장학금은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1인에게 제공되는 장학금은 총 8학기로 한정되기 때문에 과하게 지급되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희망사다리 2유형 장학금을 통해 대학교를 졸업하고자 하는 2030세대들에게 제대로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는지 여부는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칫하면 정작 옳은 방법으로 장학금을 받고 대학을 졸업하려는 학생들은 동일한 기회를 부여 받지 못하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대학교 관계자는 "재직자를 위한 특별전형도 있으나 여러 여건상 신규 입학을 하더라도 장학금을 못 받아서 그만두는 경우도 있고 매년 20% 정도 학교를 그만두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선발하는 단계에서 학생이 장학금을 받고 진짜 졸업을 할지 아니면 중간에 자퇴하거나 제적할지 거를 수 있는 방안은 선발하는 단계에서는 불가능하다"며 "조건으로 두고 있는 게 장학금을 한 한기 받고 그 다음 학기도 받으려면 계속 학교에 다녀야한다는 것이 부작용 억제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가지고 있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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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경

부산울산취재본부 박호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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