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한 기초자치단체 의원이 '대일 굴욕외교'와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1인 시위에 참여한 뒤 지인들과 함께 일본으로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져 적절지 못한 처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와중에 해당 의원과 일행은 일본의 숙소 앞에서 유카타와 일본 나막신을 신은 차림으로 찍은 사진을 동행한 지인이 SNS에 게시해 논란을 부채질 했다.
또 다른 지방의원은 SNS 게시물에 '좋아요'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져 또다른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전북 무주군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이 지역 A 군의원을 포함한 8명이 부부 동반으로 3박4일간 일본 후쿠오카 여행을 다녀왔다.
A 의원은 여행을 떠나기 직전 동료 의원들과 함께 무주 읍내에서 '대일 굴욕외교'를 비판하고 일본의 강제동원에 대한 사죄를 촉구하는 거리 시위에 두 차례 참여했다.
이 피켓 시위는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17일 전국 시도당을 통해 각 지역위원회가 자체적으로 지방의원들 피켓시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A의원은 1주일 가량 이어진 아침 출근길 피켓 시위에 두 차례 참여해 1시간 가량 주민들을 상대로 굴종 외교와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당 차원의 집단적인 성토와 1인 시위가 이어지는 와중에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 것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물론이고 의회 내부에서도 A의원의 이중적인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군의원은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다는 말을 전해 듣고 '하필 이런 시기에 일본에 왜 가셨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매우 적절치 못한 행동으로 의회 내부에서도 비난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A의원의 일본 여행이 더욱 주목을 받으며 비난의 대상이 된 것은 여행을 함께 떠났던 지인이 SNS에 게시한 사진 때문이다.
지금은 삭제된 사진에는 일행 전체가 한 호텔의 온천에 들러 온천욕을 마친 뒤 그 중 A의원을 포함해 일부가 유카타(浴衣)를 입고 게타(下駄)를 신은 채 밝은 표정으로 손가락 하트를 하며 촬영한 것.
한 지역 주민은 "선출직 공직자로서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는 처사"라며 "지금이 어느 시점인지를 모르는 것이 아니냐"고 비난했다.
해당 사진이 게시되자 이들과 친분이 있는 민주당 소속의 한 광역의원은 이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러 비난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 광역의원은 "일본의 사과를 하지 않는 행태와 굴욕적인 외교에 어떻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면서 "SNS의 게시물을 세심하게 살폈어야 했는데 습관적으로 공감을 표시한 것이 오해와 논란을 불러온 것 같다"고 사과를 표명했다.
이와 관련해 A 군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일행과 온천을 나오면서 단순하게 일본 문화체험이라고 생각해 의상을 입고 촬영을 했던 것인데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었다"면서 "SNS에 사진이 게시된 직후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이를 내려달라 요청을 했고 현재는 게시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생각을 깊게 하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아쉽고 저의 행동이 문제가 된다면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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