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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고통속에서…계모에 의한 의붓아들 학대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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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고통속에서…계모에 의한 의붓아들 학대 사망

아이를 유산하면서 생긴 원망을 의붓아들에게 쏟아내며 상상을 초월한 학대행위로 숨지게 한 '인천 초등생 학대' 사건.

이는 2020년 발생한 9살 의붓아들을 여행가방에 가둬 살해한 '천안 가방 살해' 사건과 그 보다 앞서 2016년 7살 의붓아들을 한겨울 화장실에 가두고 맨살에 락스를 들이붓는 등 가혹한 학대행위를 서슴지 않았던 '평택 원영이' 사건과 너무 흡사하다.

▲'인천 초등생 학대' 사건의 계모와 친부 모습. ⓒ연합뉴스

인천 초등생 학대 사건은 의붓아들이 계모로부터 1년간 반복적으로 학대를 당하면서 2021년 12월 38㎏이던 몸무게는 지난 2월7일 사망 당일에는 29.5㎏으로 감소했다.

가방 살해 사건의 피해 아동은 가로 44㎝·세로 60㎝·너비 23㎝의 여행가방 안에서, 원영이는 한 겨울 난방이 되지 않는 가로 174㎝·세로 189㎝의 화장실에서 꽃다운 청춘을 피워보지 못한 채 눈을 감아야 했다.

인천 계모 사건의 발단은 유산하게 된 계모 A씨(43)가 의붓아들(12)로 인해 유산하게 됐다고 생각해 양육에 대한 불만이 의붓아들을 죽여버리고 싶어할 정도로 미워하는 감정으로 발전하게 됐다고 검찰의 공소장에 적시됐다.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30회에 걸쳐 의붓아들에게 신체적 학대행위를 계속했고, 학대는 의붓아들이 죽어서야 끝이 났다. 이 과정에서 친부(39)도 학대에 가담했다.

A씨는 지난 2월4일 오후 의붓아들이 물건을 훔쳤다는 이유로 알루미늄으로 된 선반받침용 봉으로 전신을 수십회 때렸고, 5일 오후 5시부터 다음날인 6일 새벽 3시까지, 이어 새벽 3시30분부터 오전 9시25분까지 약 16시간 동안 아들을 책상 의자에 수건과 커튼끈으로 결박한 뒤 홈캠으로 실시간 감시했다.

6일 오후 6시에는 쓰레기 분리를 하러 가는 아들이 학대로 인해 몸 곳곳에서 내부 출혈이 진행돼 제대로 걷지도 못했지만 이 보습을 지켜만 봤다.

7일 오전 0시50분께에도 아들이 통증으로 인해 잠을 자지 못하고 신음하면서 아파하는 모습을 홈캠을 통해 지켜봤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날 낮 1시께 A씨의 팔을 붙잡으로 잘못에 대해 사과하는 아들의 가슴을 양손으로 밀쳤고,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아들은 사망했다.

사인은 전신에 형성된 둔력손상으로 발생한 내부출혈로 인한 쇼크.

의붓아들은 사망하기 약 1개월 전 불상의 원인으로 고환부위에 상처를 입어 피부 괴사가 진행됐고, 입술 부위와 입 안에 화상을 입어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등 극심한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

▲'천안 가방 살해' 사건의 계모 성모씨(왼쪽)와 '평택 원영이' 사건 계모 김모씨 모습. ⓒ프레시안(권혁민)

가방 살해 사건의 피해 아동 정모군(9)은 2020년 6월1일 충남 천안시 소재 주거지에서 무려 7시간을 여행용 가방에 갖혀 고통속에서 눈을 감았다.

계모 성모씨(41)는 양육문제로 동거남 정모씨(40대)와의 갈등이 심화되던 중 정군에게 여행용 가방(가로 50㎝·세로 71.5㎝·너비 30㎝)에 들어가라고 시켰다.

키 132㎝(몸무게 23kg)의 정군은 웅크린 자세로 가방에 들어갔고, 성씨는 지퍼를 잠갔다.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정군은 가방 안에 갇혔다. 이 사이 정군은 가방 안에서 소변을 봤고, 성씨는 정군이 '반항하고 있다'고 여겨 오후 3시30분께 가로 44㎝·세로 60㎝·너비 23㎝의 더 작은 여행용 가방에 정군을 가뒀다.

이미 3시간 이상 밀폐된 가방 안에서 웅크린 자세로 있으면서 땀과 소변으로 온 몸이 젖고 기력이 약해져 있는 정군이 할 수 있는 말은 "아니에요, 아니에요"가 전부였다.

더 작은 가방 안에서 얼굴과 목 부위를 숙이고 온 몸을 웅크린 자세로 있어 숨 쉬기가 어려워진 정군은 성씨에게 "엄마, 숨이 안 쉬어져요"라고 말했다.

가방이 얼마나 작았으면 박음질 부분의 지퍼가 뜯어졌고, 성씨는 가방을 완전히 밀폐시키기 위해 뜯어진 지퍼 끝 부분에 테이프를 붙였다.

오후 6시께 정군은 가방의 뜯어진 부분을 통해 손을 내밀었고, 정군의 마지막 저항에 성씨는 당시 73kg의 체중으로 가방 위에 앉았다가 올라가 뛰거나 밟았다.

정군이 호흡곤란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뱉은 외마디 한 말은 "숨…"이었다.

그날 저녁 7시께 가방 속 정군은 아무 미동도 없었다. 병원으로 옮겨진 정군은 이틀 후 3일 오후 6시30분께 숨졌다. 사인은 질식에 의한 저산소성 뇌손상.

2016년 평택 원영이 사건 역시 이와 유사하다.

2015년 11월~2016년 2월 계모 김모씨(당시 38)는 의붓아들 신원영군(당시 7)을 난방이 되지 않는 화장실에 가둔 채 굶기며 손과 발, 플라스틱 막대 등으로 때리고 원영군의 전신에 락스를 붓는 등 학대·방치했다.

이 기간 김씨는 원영군에게 하루 한 끼의 밥을 주며 수시로 때리고 신군이 대소변을 잘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온몸에 락스를 뿌렸다. 한 겨울에 찬물을 끼얹은 뒤 20여시간 방치된 원영군을 결국 숨졌다.

김씨는 원영이만 없으면 남편과 단둘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가학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원영군은 2016년 1월의 마지막날과 2월의 첫날 사이 추위와 굶주림, 락스로 인한 화학적 화상 등의 고통 속에 숨졌다. 사인은 신체 내외부 출혈, 영양실조와 저체온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원영군이 죽음을 맞이할 당시 친부이자 남편 신모씨(당시 38)와 함께 족발을 안주삼아 소주를 마셨고 모바일게임을 즐겼다.

김씨와 신씨는 원영군의 시신을 이불로 싸서 10일간 베란다에 보관하다 평택 청북면의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

법원은 성씨에게 징역 22년을, 김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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