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경마인 축제 '제39회 아시아경마회의' 성료

호주서 26개국 700명 경마 발전방안 모색…정기환 회장, 경마실황 수출계약 등 성과

지구촌 경마인들의 축제인 '제39회 아시아경마회의’(ARC)가 26개국 700명이 참여한 가운데 17일 성료됐다.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1960년부터 시작된 ARC는 아시아 중심 26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아시아경마연맹(ARF)에서에서 주관하는 정례회의로, '경마계의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으로 불린다.

▲'제39회 아시아경마회의(ARC)' 회원국 대표들 기념촬영. ⓒ한국마사회

ARF의 회원국들은 시행체 대표와 함께 경마산업의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대표단을 구성해 2년 주기로 ARC를 열어 경마산업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던 제39회 ARC가 지난14일 3년 만에 호주 멜버른에서 개최되며, 전 세계 경마산업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은 1970년부터 ARF 정회원국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1980년과 2005년, 2018년 총 세 번의 ARC를 국내에서 개최하며 아시아와 세계 경마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한국마사회는 2021년 세계랭킹 1위 경주마 '닉스고'를 배출하며 세계의 이목을 끄는 등 한국경마의 성장세를 이번 ARC에서도 과시했다.

□정기환 회장, ARC 통해 한국경마의 글로벌 영향력 확산 박차

한국경마실황 수출국은 지난해 7개 국이 늘어나며, 현재 4대륙 23개 국가에서 실시간으로 즐기고 있다.

마사회 정기환 회장은 세계 각국의 경마시행 주요 인사들이 모인 이번 ARC에서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경마실황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서 한국경마는 하반기에 6대 대륙에서 즐길 수 있는 글로벌 콘텐츠가 될 전망이다.

또한 인도와 남미 회원국과 신규 MOU 체결을 통해 트로피 교류경주가 신설될 예정이며, 국산 승용마의 수출 판로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 회장은 한국형 승용마 품종인 '한라마'의 수출을 위해 싱가포르 터프클럽과 업무협의를 진행했다.

정 회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말산업 환경 속에서 대한민국이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선진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한국마사회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마사회 정기환 회장(왼쪽)과 터프클럽 아이린 림 회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세계챔피언 '닉스고' 발굴 사례 발표…말산업 선진국 노린다

한국마사회를 향한 ARC회원국들의 궁금증 1호는 단연 '닉스고'였다. 마사회가 약 1억원을 들여 구매한 닉스고가 2021년 세계챔피언에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마사회는 ARC를 통해 닉스고의 성공사례와 함께 한국의 경주마 생산 역사와 국제전략을 발표했다.

발표를 담당한 마사회 최태환 과장은 “한국의 경주마 생산역사는 30년밖에 되지 않지만 한국마사회는 DNA분석 등 연구개발을 통해 닉스고같은 씨수말을 발굴하는 등 한국에서 세계적인 명마를 배출할 수 있도록 노력중”이라고 발표했다.

해외 경마전문 외신 'Racing Post(레이싱 포스트)'는 닉스고의 성공에 대해 '한국마사회의 기술력으로 닉스고와 같은 명마배출을 재현하게 된다면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한국경마의 가능성을 평가했다.

□세계 스포츠베팅 시장 위협하는 불법도박 국가 간 공조 논의

경마를 포함해 전 세계 스포츠베팅 시장은 지금 불법도박과 보이지 않는 전쟁 중이다.

해외서버를 활용하는 온라인 불법도박 싸이트는 국가 간의 공조 없이는 단속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아시아경마연맹은 불법도박과 관련 금융범죄 방지를 위해 각국의 경마전문가와 함께 UN, 인터폴, 학계 등에 종사하는 전문가 21명으로 구성된 불법도박방지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마사회도 2019년부터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멜버른컨벤션센터에서 지난 14일 열린 ARF 불법도박방지위원회에서 마틴 퍼브릭 의장은 UN이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불법 스포츠베팅의 시장규모는 연간 약 1조7000억달러 정도로 코로나19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불법 스포츠베팅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돈세탁 등 금융범죄로 연결되고 있어 국제적인 공동대응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말과 사람의 행복한 공존' 위한 말복지 국제포럼서 다뤄

경마산업을 중심으로 말 복지 이슈가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모든 경마시행체들은 경마의 안정적인 시행은 물론 동물복지 인식을 강화하고 경주마들의 복지 및 은퇴 후의 삶을 고민하고 있다.

이번 ARC는 제7회 말복지 국제포럼(International Forum for the Aftercare of Racehorse)과 함께 개최되며 각 회원국의 말복지 담당자들과 함께 경주마 복지 향상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들을 논의했다.

아울러 멜버른 인근의 스프링크릭 승마장을 찾아 호주 경마시행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경주퇴역마 복지 프로그램을 직접 현장에서 살펴보는 벤치마킹의 시간도 이어졌다.

말복지 국제포럼의 엘리엇 포브스 의장은 ”전 세계 경마시행체는 경주퇴역마 복지에 대해 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다음 어젠다로 더 나은 과학·규정·책임의식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