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난방비 인상 대응 추가경정예산 편성 요구에 "난방비 폭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당 대표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 국민 시선을 돌려보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2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2월인데 벌써 또 추경을 주장하고 있다. 추경은 본 예산을 집행해보고 긴급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사정이 생길 때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런데 자기들이 집권할 때는 2020년 한 해만 4차례 추경하고, 지난해에는 사상 초유의 2월 추경을 했다. 국민들은 매표추경, 재정중독이라고 비판했다"며 "그 결과 나라 부채가 1000조 원을 넘어섰고, 문재인 정부 집권 5년 동안 407조 원이나 국가 부채를 늘렸다"고 전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난방비 폭등이 원가 상승과 문재인 정권의 에너지 포퓰리즘으로 가스 가격을 올리지 않은 결과라고 하지만 당과 정부는 많은 서민이 가스값 폭등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두고 서민 부담 완화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일말의 책임감, 양심이 있다면 또다시 빚내서 재정 풀자는 주장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 직접 공세도 폈다. 주 원내대표는 "내일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한다고 한다. 1차 소환과 마찬가지로 온통 야단법석일 것 같다"며 "어제는 (이 대표가) 전북에 가서 '잘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 주장대로 결백하면 뭘 지켜줄지 모르겠다. 조용히 조사에 응하는 게 최선의 방법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수사가 구체화되자 인천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의원이 되서 당 대표가 되고 2중, 3중 방탄조끼까지 입으니 국민들이 걸리는 게 있으니 안전장치 하는구나 다 안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정정당당하게 조용하게 나가서 수사받고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에 따른 판단을 받기 바란다"고 했다.
한편 주 원내대표는 이날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이 지났다. 산재 사망 사고가 법 적용 대상인 50인 이상 사업체에서 오히려 8명 늘었다"며 "중대재해죄로 수사에 착수한 사건 중 실제 기소로 이어진 것은 11건밖에 되지 않고 재판 결과가 나온 건 1건도 없다. 특히 기소된 11곳 중에서 중견기업 1곳을 제외하고 10곳이 모두 중소기업과 중소건설현장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해 발생부터 기소까지 8개월이 걸렸는데 검찰과 경찰이 수사를 게을리해서가 아니라 법 모호성이라든지 어려움 때문에 빠르게 진행이 어려운 문제도 있다"며 "이렇게 오래 수사가 진행되면 중소기업의 경우 기업 전체가 어렵고 경영의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내년 1월부터는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법이 적용되는데 시행 과정의 문제점을 면밀히 점검해 사고 예방에도 도움이 되고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는 법체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중대재해법 개정에 관해 당내 준비가 이뤄지고 있나'라는 질문에 "너무 사후 처벌 위주로 돼 있다. 예방 효과가 나지 않는다. 이런 전문가 견해가 있는 것 같다"며 "해당 상임위 중심으로 한 번 점검해서 사전교육, 예방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도록 하고, 법을 시행하면 사고가 줄어야 하는데 그런 성과가 기대만큼 안 나오니까 그런 점을 다시 전반적으로 살피겠다"고 답했다.
전날 여성가족부가 비동의강간죄 추진을 발표했다 철회한 데 대해 주 원내대표는 "그건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국민적 논의가 더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 간 오찬 대화의 주제 중 하나로 알려진 '국정원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 재검토와 관련해 준비 중인 법안이 있나'라는 질문에 주 원내대표는 "당장 준비 중인 건 없다"며 "경찰이 대공수사권 전문성 조직 갖고 있는지, 미비한 점이 있다면 어떻게 보완할지, 외국 정보 기관 협력, 해외 수사 인력 확보는 어떻게 할지 정보위 중심으로 점검하겠다"고 답했다.
전체댓글 0